[미디어펜=석명 기자] 남자가 "결혼해요"라고 말한다. 여자가 "사랑해요"라고 화답한다. 그리고 키스한다. 쌍팔년에 봤어도 낯간지러울 수 있는 드라마 속 대사와 장면이다.

'동백꽃 필 무렵'에서 바로 이런 대사와 장면이 나왔다. 그러나 전혀 낯간지럽지도, 구태의연하지도 않았다. 강하늘이 결단을 내려 청혼을 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더 이상 감출 수 없는 공효진의 첫 고백이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강하늘이 불구덩이 속에서 온몸을 던져 공효진을 구하고 난 뒤에 나눈 고백과 키스였다.

평범하고 너무나 익숙한 말이라도, 누가 어떤 상황에서 하는지에 따라 얼마든지 '심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동백꽃 필 무렵'의 또 하나 명장면이었다.

   
▲ 사진=KBS 2TV '동백꽃 필 무렵' 포스터


30일 방송된 '동백꽃 필 무렵'에서는 야간배달을 나갔다가 사라진 향미(손담비)를 두고 그간 어떤 일이 있었는지 단편적으로 소개됐다. 까불이는 점점 노골적으로 동백(공효진)에 위협을 가하다 새벽 시장에 장을 보러간 동백을 미행, 시장 사무실로 유인해 가둬놓고 불을 질러 살해를 시도했다. 이를 알고 뒤늦게 달려온 용식(강하늘)은 몸에 물을 뿌리고 불타는 사무실 문을 부수고 들어가 동백을 구해냈다.

부상 당해 병원 응급실에 누워 있는 용식을 보고 동백은 "미쳤어"를 연발했다. 깨어난 용식은 "더는 못하겠다. 나도 지쳤다"며 동백과의 썸을 끝내겠다고 했다. 이어진 말이 "다 때려치고 우리 결혼해요"라는 프러포즈였다. "동백씨 걱정돼서 못 살겠어요. 너무 귀여워서 죽을 때까지 내 옆에 두고 싶어요"라는 프러포즈용 미사여구(?)가 이어졌다.

용식의 진심을 확인한 동백은 "사랑해요"라고 말해버렸다. 마음에 있던 말이 나와버렸다.

용식은 동백의 후드티 모자 조임끈을 잡고 당겨 키스했다. 촌스러운 프러포즈, 사랑고백, 키스가 세트로 펼쳐졌지만 아름답고 뭉클하고 감동스러운 장면이었다.

이날 '동백꽃 필 무렵' 25, 26회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은 14.3%, 16.9%였다. 16.9%는 지난주 22회 방송 때 기록한 자체 최고시청률과 타이였다. 25회 시청률 14.3%는 1부 기준으로는 자체 최고 기록이었다.

동백과 용식의 사랑은 드디어 결실을 맺는 듯하고 시청률도 고공행진 중인데, 까불이의 정체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까불이! 누구냐 넌?'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