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 올리는 가운데 사업 진행 속도를 빠르게 진행시킬 리더십 확보가 향후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AI에 큰 관심을 기울이며 전략적 행보를 이어온 상황에서 자칫 ‘닥공 전략’과 생태계 확대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4~5일 '삼성 AI 포럼 2019'를 개최했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이 행사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AI 석학들을 초청해 최신 연구 동향을 공유하고 미래 혁신 전략을 모색하는 기술 교류의 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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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지난 7월 4일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에서 만찬을 위해 회동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삼성전자는 전 세계 5개국에 7개 글로벌 AI 센터를 구축하고 관련 기술을 공격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세계적 석학들도 잇달아 삼성전자 AI 연구팀에 합류하고 있다. 지난해 ‘4대 미래 성장사업’에 포함하는 등 삼성전자는 AI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있다.
삼성전자가 단 시간내에 이 같은 인프라와 인력을 구축한 데는 이 부회장의 노력이 큰 힘이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해 경영 활동을 재개한 이 부회장이 집중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가 AI다. 유럽과 북미 등으로 출장을 다니며 글로벌 석학들을 만나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사회의 변화상과 미래 기술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것은 물론, 핵심인재 영입에도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 등과도 잇달아 접촉하며 AI 등 미래 기술에 대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손 회장, 나델라 CEO 등과 미래 성장산업의 비전을 공유하며 협력 확대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부회장은 불활실성에 대한 과감한 도전도 주문하고 있다. 지난 9월11일 삼성리서치에서 기술전략 회의를 주재한 이 부회장은 “불확실성이 클수록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흔들림 없이 하자. 오늘의 삼성은 과거에는 불가능해 보였던 미래였다”며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기술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 철저하게 준비하고 끊임없이 도전해 꼭 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의지와 리더십, 삼성전자의 시스템이 맞물리면서 AI 사업이 빠르게 궤도에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AI기술과 기존 반도체, 통신, 가전 등이 창출할 시너지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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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AI포럼 행사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
하지만 일부에서는 삼성전자의 향후 AI 사업 속도를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다.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 영향으로 이 부회장의 경영 행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우선 리더십에 문제가 생기면 ‘AI 패스트 팔로어’ 전략이 지체되면서 기술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삼성전자 AI 사업에 큰 밑거름이 되는 상황에서 성장 속도가 자체가 더뎌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의 역점 사업은 추진 속도와 타이밍이 중요하다. 총수가 깊숙이 관여하는 프로젝트의 경우 질적으로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그러나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때까지 사업을 뒷받침할 수 있는 지속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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