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Mnet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X101' 생방송 투표 조작 의혹을 받는 제작 PD 2명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5일 '프로듀스X101' 프로그램을 담당했던 안준영 PD와 김용범 CP 등 관련자 4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실시한 뒤 안 PD와 김 CP 2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함께 구속영장이 신청된 다른 제작진 1명과 연예기획사 관계자 1명의 영장 청구는 기각했다.

   
▲ 사진='더팩트' 제공


명 부장판사는 안 PD에 대해 "범죄혐의가 상당 부분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다"면서 "본 건 범행에서 피의자의 역할 및 현재까지 수사 경과 등에 비춰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타당성이 인정된다"고 영장을 발부한 이유를 밝혔다.

또한 명 부장판사는 김 CP에 대해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며, 피의자의 지위와 현재까지의 수사 경과 등에 비춰 구속 사유와 필요성, 타당성이 인정된다"는 비슷한 취지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다만 투표 조작 의혹에 함께 연루된 혐의를 받는 다른 제작진 1명과 연예기획사 관계자 1명에 대해서는 주거나 가족관계, 범행경위, 피해자의 지위와 관여 정도 등을 고려했을 때 구속 사유와 필요성, 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안준영 PD 등은 '프로듀스 101' 1∼4 시즌을 제작하면서 시청자들의 유료 문자투표 결과를 조작해 특정 후보자에게 이익을 준 혐의(사기 등)로 수사를 받아왔다.

경찰 측은 제작사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고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한 결과 제작진과 특정 기획사가 순위 조작에 공모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관련자들 사이에 유흥업소 접대 등 모종의 대가가 오간 정황이 있다고 보고 제작진 일부에게 배임수재 혐의도 함께 적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PD와 김 CP가 구속됨에 따라 투표 조작에 추가로 관련된 인물이 있는지, 실제 어떻게 순위 조작이 이뤄졌는지 등을 밝히는 경찰의 향후 수사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프로듀스X101' 투표 및 순위 조작 의혹은 지난 7월 마지막 생방송 경연에서 시청자들의 유료 문자투표 결과 유력한 데뷔 멤버로 예상됐던 연습생들이 탈락하고, 의외의 인물들이 데뷔 조에 포함되면서 제기됐다.

의혹 제기 과정에서 1위부터 20위까지의 득표 숫자가 모두 특정 숫자의 배수라는 분석이 나와 파장이 커졌다. 이에 시청자들은 진상규명위원회를 꾸려 Mnet 제작진을 사기 혐의로 고소하고,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Mnet 측은 자체 조사에 한계가 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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