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배임죄 확정 기업인…자기 회사 복귀 못해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오는 8일부터 정부가 발표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된다. 이 개정안은 배임죄를 저질러 기업에 손해를 끼친 임직원은 해당 기업에 복귀하지 못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지나친 ‘경영 간섭’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6일 정부와 재계 등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무회의를 통과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시행령 개정안은 “오는 11월부터 배임죄를 저질러 기업에 손해를 끼친 임직원은 해당 기업에 복귀하지 못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횡령‧배임 행위를 저지른 재벌 총수일가가 회사에 남아선 안 된다”는 시민단체의 건의가 반영된 결과다. 다만 11월부터 발생한 위법 행위에 적용되는 것이어서, 횡령‧배임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해당 시행령을 비껴가게 됐다.

   
▲ 서울 서초구 서초동 소재 서울중앙지방법원 전경. /사진=미디어펜


한편, 앞서 비슷한 내용의 법안이 여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발의됐지만, 야당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된 바 있다. 이에 정부가 ‘시행령 개정안’이라는 우회로를 통해 해당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절차상의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해당 개정안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해당 개정안은 ‘직업선택의 자유’라는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이를 국민 대표기관인 국회의 동의 없이 시행령으로 정한 것은 명백히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학계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제기됐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정부가 시행령만 바꿔 기업 활동을 간섭하는 것은 민간기업 경영을 국가기관이 통제할 수 없도록 한 헌법 126조에 위반한다”며 “거기에다 상위법에도 없는 자신이 속한 기업 복귀를 금지하는 것은 개인의 직업 선택 자유를 침해한 헌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법률을 위반한 기업인을 전 직장으로 복귀하지 못하게 할 권한을 법무부 장관에게 준 것”이라며 “행정부의 장에게 이 같은 권한을 주는 것은 명백히 죄형법정주의 위반이고, 헌법정신인 삼권 분립 위반”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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