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선원전터서 만월대 12년 조사 성과 알리는 기획전
   
▲ 개성 만월대 출토 고려 금속활자 복제품 [사진=문화재청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고려 궁궐터였던 개성 만월대(滿月臺)에서 출토됐다는 고려 금속활자 6점의 복제품이 처음으로 국내에서 공개된다.

문화재청은 만월대에 대한 12년간의 남북 공동 발굴조사 성과를 돌아보는 기획전 '개성 만월대, 열두 해의 발굴'을 덕수궁 선원전터에서 개최, 고려 금속활자 복제품 6점을 최초로 선보인다고 7일 밝혔다.

8일 개막해 28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기획전은 고려의 개경 정도(定都) 1100주년을 맞아, 만월대 남북 공동조사 결과와 고려 문화를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전시되는 고려 금속활자 복제품은 지난 1950년대 후반에 발견했다는 평양 조선중앙역사박물관 소장품 1점, 2015년 제7차 남북 공동조사에서 수습한 1점, 2016년 북한이 단독 조사 과정에서 발굴했다고 밝힌 4점으로 구성된다.

이 금속활자들에 새겨진 글자는 이마 전, 지게미 조, 눈 밝을 명, 전인할 전, 물 흐르는 모양 칙, 이름 명이다.

조은경 국립문화재연구소(이하 연구소) 학예연구관은 "지난해 남북 공동조사 당시 북측이 금속활자를 가져와 3D 스캔 데이터를 확보했다"며 "크기가 같은 금속 재질 복제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평창에서 개최한 개성 만월대 전시에서는 금속활자 사진만 공개해, 복제품이 일반 관객과 만나기는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전시에는 기와와 잡상(추녀마루 위에 두는 장식물), 청자 접시, 용머리 장식기와인 용두를 3D 프린팅으로 제작한 자료도 나오고, 홀로그램으로 기와와 청자 44점을 감상하도록 했다.

남북 공동조사로 실체가 드러난 경령전(景靈殿)은 축소 모형을 선보이는데, 경령전은 고려 왕조가 태조 왕건과 직계 4대 선왕을 모시고 제례를 올리던 전각이다.

아울러 지난해 제8차 남북 공동조사에서 회경전 북서편 대형계단을 찾은 과정을 비롯, 발굴 조사단이 겪은 다양한 이야기도 소개하며, 어린이 관람객을 위해 영상 체험과 사진 촬영 공간을 마련하고, 고누놀이 체험도 할 수 있다.

만월대는 개성 송악산 남쪽 기슭에 있다.

고려 수도로 470년간 지속하다 1361년 홍건적 침입으로 소실됐고, 북한 국보유적 제122호로 지정됐으며, 2013년에는 만월대를 포함한 개성역사유적지구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남북은 2007년 만월대 공동조사를 시작해 지난해까지 8차례 발굴을 통해 건물터 40여 동과 금속활자, 청자, 도자기 등 유물  1만7900여점을 발굴하는데 성공했다.

한편 연구소와 남북역사학자협의회, 고려사학회는 전시와 연계, 오는 15일 고려대 국제관에서 '고려 도성 개경 궁성 만월대' 학술회의를 연다.

학술회의에서는 고려 개경 구조와 역사적 가치, 만월대 조사 연구 성과를 정리한 발표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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