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이정후(21·키움 히어로즈)가 미국전에서 펄펄 날며 한국의 승리에 앞장섰다. 이정후를 당장 메이저리그에 데려다놓아도 잘 할 수 있겠다는 것을 확인한 셈이다.

한국은 1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첫 경기 상대로 미국을 만나 5-1 승리를 따냈다.

한국의 승리 주역은 많다. 선발 5⅔이닝 1실점 호투한 양현종과 무실점 릴레이 계투로 리드를 지켜낸 불펜진이 마운드에서 승리의 주역이었다. 타선에서는 1회 선제 3점홈런을 쏘아올린 김재환이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고, 2번타자로 나서 3안타 1타점 2득점을 올리며 테이블세터 역할을 다한 김하성도 돋보였다.

그리고, 이정후도 있었다. 3번타자로 출전한 이정후는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3안타 가운데 2개가 2루타였다. 3회말 친 2루타 때 김하성의 홈 태그아웃 오심이 없었다면 이정후의 타점은 2개로 늘어났을 것이다.

   
▲ 사진=KBO SNS


이정후는 이날 미국전에서만 반짝 활약을 한 것이 아니다. 지난주 서울 고척돔에서 열린 C조 예선라운드 3경기에서도 그는 9타수 4안타(타율 0.444)로 김현수와 함께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하며 한국의 3연승을 이끌었다.

한국이 대회 4경기를 치른 가운데 이정후는 5할3푼8리(13타수 7안타)로 슈퍼라운드에 오른 6강 전체 타자들 가운데 최고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7안타 가운데 2루타가 5개나 되는 것도 경이롭다. 2루타는 이정후 외에는 3개 이상 때린 선수조차 한 명도 없다.

고졸 프로 3년차, 만 21세의 이정후가 이처럼 세계 무대를 호령하고 있다. 

이정후가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서 빼어난 성적을 낸 것은 처음이 아니다. 대체선수로 선발돼 참가했던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그는 결승전 포함 전 경기에 출전하며 타율 4할1푼7리(24타수 10안타)로 한국의 금메달 획득에 주역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에서 만나는 팀들과 프리미어12에서 만나는 팀들은 수준이 다르다. 이날 미국전에서도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경력이 있거나 트리플A 정상급 실력의 투수들로부터 2루타 2개 포함 3안타를 뽑아냈다.

이정후는 프리미어12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전 세계에 떨치고 있다. 앞으로 한국은 도쿄올림픽 티켓을 다투는 대만전, 숙적 일본전 등 중요한 경기들을 치러야 한다. 이정후가 할 일은 아직 많고 기대어린 시선을 많이 받고 있지만, 한국야구의 새로운 간판타자로 성장하고 있는 이정후는 부담 대신 즐기는 마음으로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이정후를 보고 놀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아직 그가 프로 3년차밖에 안돼 미국으로 모셔가려면 많이 기다려와 한다는 사실 때문에 입맛만 다시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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