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연, 지난 6일 창당준비위원회 결성…"제3정당 목표"
박영선 중기부 장관 "소상연 정치 활동, 선거법 저촉돼"
   
▲ 지난 9월 5일 국회의사당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민주평화당-소상공인연합회 공동기자회견에서 정동영 민평당 대표(좌)와 최승재 소상연 회장(우)이 공동연대선언을 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소상공인연합회가 창당준비위원회를 꾸리며 공식적으로 정치 행보에 나섰다. 그러나 소관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는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향후 양측의 마찰이 전망된다.

12일 소상공인업계와 중기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소상공인정당 창준위는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200여명의 소상공인들과 지난 6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공군회관에서 '소상공인당 중앙당 창당 발기인 대회'를 개최해 창당준비위원회를 결성했다.

이날 서울지하도상가상인연합회장 겸 소상공인연합회 규제개혁위원장을 역임하고 있는 강계명씨가 창준위원장으로 선출됐다. 강 위원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더 이상 소상공인 시민정당 창당을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소상공인이 정책을 입안하는 시민정당으로, 역사적인 소상공인 시민정치의 도전을 시작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만장일치로 당명을 '소상공인당'으로 의결했다. 창준위는 △700만 소상공인 민생 회복 △소상공인 중산층 복원 △취약계층 소상공인 최저소득보장제도 확립 등을 기치로 내걸었다. 아울러 창준위는 세력을 급속히 확대해 제3정당 수준으로 부상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강 위원장은 "캐스팅 보트를 쥘 수 있는 제3정당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기도 했다.

소상연이 정치 세력화에 나선 것은 며칠 새에 이뤄진 게 아니다. 소상연은 지난 7월부터 줄기차게 정치 세력화를 공언해왔다. 지난 9월 최승재 소상연 회장은 미디어펜과의 대면 인터뷰에서 소관부처인 중기부와의 싸움까지 불사했다. 최 회장은 "중기부가 소상연의 법정단체 지위를 박탈하겠다고 협박하며 소상연에 대한 해산·해체도 논의 중"이라며 "이에 대해선 국민 다수와 역사가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기부와의 대립각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한편 소상연을 관리·감독하는 중기부 역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중기부 관계자는 지난 9월 출입기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소상연에 대한 조치는 어떻게 할지) 판단하긴 이르다"면서도 "정치 세력화 할거면 법정단체 지위 떼고 중기부 지원 대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보조금을 타면 된다"며 소상연의 정치 행보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지난달 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기부 1차 국정감사에서 정우택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이 "소상연의 정치 세력화 선언을 전향적으로 보고 있느냐"는 질문에 "중기부는 소상연 지도 및 감독 기관으로서 (소상연이) 정치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법적 문제 유무를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어 지난달 21일 2차 국감(종합감사)에선 박 장관은 "소상연의 정치 활동은 선거법에 위배된다"고 말했다. 소상연의 정치 행보에 장관이 공식적으로 제동을 걸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와 관련, 소상연 홍보팀 관계자는 "정치 참여를 금지했던 소상연 정관 제5조를 총회 의결을 통해 삭제했고, 중기부에 개정 정관에 관한 서류를 상신했으나 중기부가 보완할 것을 요구했고, 그에 따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에 제출했던 것을 보강했을 뿐, 정관 변경의 당위성과 필요성에 대해 더 설명하는 등 논지의 변화는 없다"고 해 교착상태에 빠져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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