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 폐지 강행 무리수, 전임 보수 문용린교육감의 학자적 양심그립다

   
▲ 김정욱 국가교육국민감시단 사무총장
필자는 2012년 12월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서 최명복 후보의 선대본부장이었다. 이상면 후보가 중도 사퇴하는 우여곡절 속에서 최명복 후보는 “진보·보수로 망친 교육 바로 잡겠습니다!”는 구호를 걸고 끝까지 완주하였다. 보수분열의 책임을 물으며 선거사무실로 걸려오는 애국단체 회원들의 무수한 전화 항의에 일일이 대응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문용린 교육감은 보수 교육계와 시민단체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서울시 교육청에 입성했다. 보수층의 결집된 표심으로 당선된 문용린 교육감이지만 그는 당선되자마자 애국시민단체들의 질타와 비난에 직면하기 시작했다. 전교조나 혁신학교정책을 대하는 입장이 온화했기 때문이다.

당장 혁신학교를 폐지하라는 지지 세력의 압박이 거셌다. 문교육감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전문가그룹에 혁신학교에 대한 재평가 작업을 맡긴 채 그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서울친환경유통센터의 학교급식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자 학자그룹에 용역을 주어 개선방안을 연구하도록 했다.

   
▲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취임하자마자 자사고 폐지등을 강행하면서 교육계를 혼란시키고 있다. 문용린 전임 교육감은 보수층의 지지를 받았으면서도 취임이후 혁신학교과 친환경급식 문제점에 대해 극단적인 정책전환을 하지 않았다. 학자적 양심을 바탕으로 1000만 서울시민을 위한 교육정책을 폈다. 조희연 교육감은 전교조 교육감이라는 편협한 스탠스를 버려야 한다. 진보와 보수 어느 한쪽에 편향된 교육정책은 심각한 부작용만 가져올 뿐이다.

보수층이 관심있는 이슈에 대해 당장 아무런 결정도 하지 않는 문 교육감을 두고 불만이 비등했다. 그래도 전교조출신이 교육감 되는 것보다는 낫다는 자조 섞인 이야기들이 많았다.

2012년 재선거 후 문 교육감을 다시 접하게 된 것은 올해 6.4 지방선거를 준비하며 대한민국올바른교육감추대전국회의의 간사로 일할 때였다. 보수층의 많은 그룹들이 문 교육감 지지를 유보하는 형국이었다. 결국 문교육감을 지지했던 보수그룹은 일부가 고승덕 후보를 지지하면서 보수교육계는 분열되었다. 진보 조희연후보가 어부지리로 당선됐다.

문 교육감은 보수교육감으로서 하자가 있는 분이었을까?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실상 문교육감이 연임하였다면 혁신학교는 자연스럽게 정리되었을 것이다. 서울친환경유통센터로 인한 학교급식의 부조리도 모두 해결되었을 것이다. 보수애국시민사회가 바랐던 보수교육감의 가치가 비록 시간이 걸렸지만 큰 사회적 파장 없이 완수되었을 것이다.

최근 조희연 교육감이 자사고를 폐지하겠다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조교육감의 행태를 보면 문 전 교육감의 일하는 방식이 옳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자신을 지지했던 보수핵심그룹의 비난을 받으면서도 소신껏 교육자적인 양심을 지키며 교육감 직을 수행했기 때문이다.

문교육감은 보수애국시민단체의 지지를 바탕으로 당선됐지만, 극우적인 보수이념을 추종하는 교육감이 되기를 거부했다. 교육자로서의 스탠스를 지키며 진정한 서울시교육감이 되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비록 시간이 걸리지만 상대를 설득하며 보수의 가치를 실현해 나갔다.

조희연교육감지지 시민단체인 사바모가 최근 교육청에서 모임을 가졌다고 한다. 언제부터 서울교육청의 내부 회의실이 특정 시민단체의 회의장으로 전용될 수 있는지 안타깝다. 되는 일과 안 되는 일도 구분하지 못한 채 전교조 등 지지세력의 눈치를 보며 무리수를 두는 조희연 교육감의 모습을 보며 문 교육감이 더욱 그리워진다. /김정욱 국가교육국민감시단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