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이틀 연속 맞대결을 벌이게 된 한국과 일본 야구대표팀. 어차피 16일 경기는 큰 의미가 없었다. 두 팀이 나란히 결승 진출이 확정된 상태에서 전초전을 가졌다. 난타전 끝에 한국이 8-10으로 패해 자존심이 좀 상하긴 했지만, 결국 진정한 승자는 17일 열리는 결승전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팀이다.

한국과 일본이 오늘(17일) 오후 7시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2019 WBSC 프리미어 12' 결승전에서 격돌한다. 한국은 2015년 초대대회 우승팀으로 정상 수성에 나서고, 4년 전 준결승에서 한국에 패해 결승 문턱도 못 넘었던 일본은 설욕전 겸 첫 우승에 도전한다.

일본은 역시 가장 강력한 우승부로 꼽히고 슈퍼라운드에서 4승 1패(한국은 3승 2패)로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한국은 '믿는 구석'이 있다. 마운드의 동갑내기 좌완 듀오 양현종(31·KIA 타이거즈)과 김광현(31·SK 와이번스)이다.

   
▲ 사진=KBO SNS


양현종은 예정됐던 대로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다. 그 뒤를 김광현이 받친다.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가 일본을 잡고 우승하기 위해 동반 출격한다.  

역대로 주요 국제대회에서 한국의 좌완 에이스들은 '일본킬러' 역할을 해냈다. 1980년대 이선희를 비롯해 송진우, 구대성, 봉중근 등이 대를 물려 그랬다. 

김광현도 2008 베이징올림픽과 2015 프리미어12 등에서 일본킬러로 명성을 떨쳤다. 양현종은 비록 프로 정예멤버들을 상대한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결승에서 일본을 6이닝 무실점으로 압도하며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다.

이번 대회에서 양현종은 예선 호주전 6이닝 무실점, 슈퍼라운드 미국전 5⅔이닝 1실점으로 연속 호투하며 한국의 결승행에 든든한 발판을 놓았다. 김광현은 예선 캐나다전에서 6이닝 무실점 역투했으나 슈퍼라운드 대만전에서는 3⅓이닝 3실점으로 부진했다.

양현종과 김광현은 같은 좌완이면서도 투구 스타일과 주무기 구종, 구질 등이 전혀 다르다. 일본 타선은 양현종 공략도 만만찮은 상황에서 그 뒤를 김광현이 받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상당히 난감할 것이다.

둘만 있는 것도 아니다. 역시 좌완인 차우찬(LG 트윈스)도 불펜 대기한다.   

일본전 선발 낙점을 받은 후 양현종은 "준비 잘 해야 한다"는 짧고 굵은 말로 각오를 대신하면서 뒤에 김광현이 있다는 점이 든든하다고 말했다.

대만전 부진으로 마음의 짐이 있는 김광현은 "결승전은 무조건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며 명예 회복을 다짐했다.

일본 타자들이 떨 만한 한국의 '좌완 1+1' 조합이 우승을 위해 오늘 저녁 도쿄돔에 동반 출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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