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은 기자]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로 인해 중국의 경기 둔화와 지방 중소은행의 부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중소은행의 낮은 자산 비중과 중국 당국의 통제능력 등으로 실물경제가 충격 받을 가능성은 적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해외경제포커스’ 자료를 통해 중국의 경기둔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완화적 통화정책에 따른 유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지방 중소은행의 신용경색과 부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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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한국은행 |
한국은행은 “중국 경기둔화로 공업기업의 이윤이 감소하는 등 기업 영업 환경이 악화됐다”면서 “이로 인해 지방도시와 농촌을 거점으로 대외충격에 민감한 소규모 민간기업에 집중된 영업활동을 하는 중소은행들의 부실여신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올해 들어서는 과도하게 확대된 대출의 부실화 영향으로 2001년 이후 처음으로 부실은행이 국유화됐다. 5월 바오샹은행(자산규모 5762억 위안)을 시작으로 7월 진저우은행(8255억 위안), 8월 헝펑은행(1조472억 위안)이 차례대로 구조조정 과정을 거쳤다.
한 관계자는 “부실은행들이 국유화되고 중국 정부가 관리하면서 뱅크런이라던지 자금 사정이 진정됐다”며 “은행들의 자금사정이 나아지면 다시 민간으로 넘어가야 하지만 아직은 계속 국유은행으로 남을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이촨농촌상업은행과 잉커우연안은행에서 뱅크런(예금 대량 인출 사태)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지난 5일 중국인민은행은 향후 허베이성 등에서 일정 금액 이상의 인출 규제 제도를 시범적으로 운영할 계획을 발표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 은행들에서 발생한 뱅크런은 인터넷 상에서 은행이 위험하다고 퍼진 소문 때문에 일시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다시 정상화됐다”며 “실제로 은행들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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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한국은행 |
도시와 농촌 상업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상승하면서 이들의 자기자본비율은 중국 전체 은행 평균보다 낮은 모습을 보였다. 올해 3분기 도시상업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2.5%로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농촌상업은행도 4.0%로 전체 은행(1.9%)을 크게 상회했다. 자기자본비율은 도시 상업은행이 12.5%, 농촌 상업은행이 13.1%로 전체 은행(14.5%)과 대형상업은행(16.2%) 보다 낮았다.
한국은행은 “중국의 경기 부진과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정책 등으로 중소은행의 자금난이 점차 가중돼 신용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며 “중소은행의 주고객인 중소기업, 증권사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은행업 전체에서 중소은행의 비중이 크지 않고 당국이 충분한 통제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일부 중소은행의 부실화가 실물경제에 큰 충격을 줄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상업은행의 자산 비중을 보면 대형상업은행과 주식제상업은행이 70.6%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도시상업은행은 15.3%, 기타은행(농촌상업은행과 외자은행 등)은 14.1%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경제가 안좋다고는 하지만 아직 경제 성장률이 6.0%를 보이고 있고 중국 정부도 몇 년간 부채를 줄이기 위해 디레버리징 정책을 펴왔다”며 “중국 인민은행은 디레버리징 정책을 섣불리 그만두고 대규모로 자금을 방출하는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갈 정도로 위급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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