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미네랄 함량과 청량한 물맛 높이 평가...패키지 디자인에 브랜드 선명하지 않고 고가 생수 시장에 먹힐지 의문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미네랄을 다량 함유했음에도 청량감이 강하다. 시중에 파는 생수와 맛이 거의 비슷하며 미끈거리는 맛을 잡았다."

지난 26일 오리온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처음으로 선보인 '오리온 제주용암수'를 직접 마셔보고 느낀 점이다. 

   
▲ 오리온의 제주용암수./사진=미디어펜


기존 해양심층수라는 이름으로 시중에 판매되는 '혼합음료'들은 미네랄을 다량 함유하고 있을지는 몰라도 물맛이 그렇게 좋지 않았다. 미끈거리는 물맛은 시원한 맛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을 잡기에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해양심층수 브랜드들이 여럿 출시된 적이 있었지만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러나 오리온이 선보인 '제주용암수'는 풍부한 미네랄과 물맛을 모두 잡은 케이스라고 보고 싶다. 미네랄 함량으로는 세계적인 명품 생수로 꼽히는 에비앙과 피지워터 등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라고 한다.

오리온은 제주용암수의 주요 미네랄 성분으로 뼈 건강에 도움이 되는 칼슘 62mg/L, 나트륨 배출로 체내 수분과 전해질 균형에 도움을 주는 칼륨 22mg/L, 신경과 근육 기능 유지에 도움이 되는 마그네슘 9mg/L 등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국내 시판 중인 일반 생수 대비 칼슘은 13배, 칼륨 7배, 마그네슘은 2배가 많다는 점도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자연스럽게 미네랄을 함유한 일반 생수와 인위적으로 미네랄을 '조작'한 제주용암수가 같을 수 없다며 비판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제주용암수가 미네랄을 빼고 넣는 방식이 전혀 다른 미네랄을 사용한 것이 아닌 용암수에 포함돼 있는 성분을 빼고 넣은 것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또 시중에 파는 생수는 '먹는샘물'로 분류되지만 제주용암수는 '혼합음료'라는 점도 지적한다. 그러나 이것 역시 이를 관리하는 정부 부처의 차이이지, 물의 우열을 가리는 기준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환경부가 관리하는 '먹는 물 관리법'이 식약처가 관리하는 '식품위생법'보다 더 깐깐하고 우위에 있다고 보기 힘들다. '먹는샘물'이라고 표기되어 있지만, 대부분이 '먹는 지하수'라고 봐도 무방한 게 국내 생수 시장의 현실 아닌가.

패키지 디자인도 기존 생수들과 비교해 남다른 특성을 보였다. 기존 생수는 병 모양이 밋밋하지만 제주용암수는 병에다 부채 모양 같은 굴곡을 줬다. 카이스트 배상민 교수가 디자인했고 '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을 모티브로 세로선과 가로선을 활용, 각각 주상절리와 바다의 수평선을 형상화했다'고 설명했다. 

   
▲ 오리온의 제주용암수. 브랜드명이 선명하지 않다./사진=미디어펜

그러나 솔직히 패키지 디자인을 보며 굴곡이 있어 그립감이 좋다고 느꼈지 제주도가 연상되거나 수평선이 떠오르지는 않았다. 

다만 제주용암수 글씨가 하얀색이어서 병 색깔과 유사해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점은 큰 단점으로 본다. 시중에 판매된다 하더라도 브랜드가 보이지 않아 판매가 제대로 되지 않을 거 같은 우려가 들 정도다.

'제주도'라는 청정 이미지에 높은 미네랄과 청량한 물맛을 잡은 것은 높게 평가할만하다. 그러나 패키지에 브랜드가 선명하게 보이지 않아 답답해 보였고 글로벌 생수 브랜드로 커 나가기에는 디자인이 약해 보였다. 가격 면에서는 삼다수보다 소폭 비싸게 책정됐다는 점도 난점으로 보인다. 국내 생수 시장이 과열되면서 가격경쟁이 엄청 치열해졌는데 이런 치열한 시장에 고가의 생수가 먹힐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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