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은 기자]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지난 7월 시행되면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국산화와 경쟁력 강화 중요성이 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반도체 소재기업을 방문해 “소재·부품·장비의 공급이 안정적으로 뒷받침된다면 반도체 제조 강국 대한민국을 아무도 흔들 수 없을 것”이라며 소부장 산업에 힘을 실어줬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취임 후 첫 현장 방문으로 소부장 기업을 찾으면서 적극적인 금융지원을 약속했다. 이에 발맞춰 금융권도 펀드, 금융프로그램을 통해 소부장 기업 지원에 나서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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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제조회사 아이원스를 방문해 생산설비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금융위원회 |
IBK기업은행은 금융권 최초로 소부장 기업에 직접 투자했다.
기업은행은 28일 반도채 소재 기업 홍인화학에 175억원을 투자했다고 발표했다. 홍인화학은 반도체 소재 중 국산화 추진이 필요한 품목을 제조하는 기업이지만 매출 성장 한계에 부딪혀 2015년 ‘체인지업 프로그램(워크아웃)’에 들어갔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 중인 소부장 국산화 정책에 부응하는 투자 유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재무적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 중 기술력과 성장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은 소부장 산업 지원을 위해 정부, 대학, 기업과 손잡았다.
하나은행은 지난 15일 중소벤처기업부, 연세대학교, 이노비즈협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정부-금융-기업-대학’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하나은행은 소부장 기업 대상 전용 벤처펀드를 조성하고 연구개발 금융을 지원한다.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진출 컨설팅과 판로 개척 등도 돕는다. 3년간 3000억원 규모의 저금리 대출상품과 연구개발 사업화자금 대출도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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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은행은 소재·부품·장비산업을 영위하는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위해 다이아몬드클럽 대기업 회원사와 ‘대기업-우리은행 상생지원’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손태승(왼쪽) 우리금융그룹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다이아몬드클럽 회장인 한영재 노루홀딩스 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우리은행 |
우리은행은 지난 9월 소부장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위해 다이아몬드클럽 회원사와 ‘대기업-우리은행 상생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다이아몬드클럽은 우리은행과 거래하는 대기업 모임으로 제조사는 한라그룹, 노루그룹, 대원강업, 일진전기 등이 있다.
이 협약에 따라 다이아몬드클럽 회원사는 협력 관계에 있는 소부장 기업이 안정적인 공급망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은행과 공동으로 대출·투자를 제공한다. 우리은행도 금융애로상담·경영컨설팅과 보증기관 특별출연을 통해 대출을 지원한다.
우리은행은 소부장 기업이 기술과 제품의 자립화·국산화를 위해 연구개발이나 시설투자를 확대할 경우 최대 5000억원 내에서 대출과 직간접투자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존의 상생 지원책이 대출에 그쳤다면 이번 협약을 통해서는 협력회사들에게 컨설팅을 제공하고 나아가 공동투자까지 하는 것으로 확장됐다”며 “지난 22일까지 우리은행은 일본 수출규제 피해기업에게 신규 대출지원, 대출 만기 연장, 금리우대 등 총 121건의 3500억원 규모를 지원했다”고 말했다.
농협금융의 자회사 NH아문디자산운용은 지난 8월 소부장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필승코리아 펀드’를 출시했다.
이 펀드는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소부장 분야의 우량한 국내기업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우리나라 대표기업에 투자하는 주식형펀드다. 특히 일본 수출규제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에 투자해 ‘애국펀드’라 불리며 문재인 대통령,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 등 주요 인사들이 가입하면서 주목 받았다.
배영훈 NH아문디운용 대표는 “국산화 및 수출경쟁력 있는 소부장 관련 유망 투자기업들을 꾸준히 발굴해 나가겠다”며 “기업실적과 가격수준을 고려해 편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농협금융은 “투자하고 있는 61개 국내기업 중 소부장 관련은 43곳으로 70% 수준”이라며 “펀드 출시 3개월만에 1000억원을 돌파했으며 15일 기준 수익률 6.98%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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