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올해 한·아세안 대화 관계 수립 30주년을 맞아 25~27일 부산에서 열린 제3차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가 28일 마지막 양자회담으로 서울에서 열린 한-말레이시아 정상회담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국내에서 개최된 최대 규모의 다자 정상회의인 만큼 각 정상들의 공항 영접은 이태호 외교부 2차관이 맡았다. 대개 의전장이나 차관보급이 영접해 온 것에 비해 차관이 영접자로 나선 건 격을 높인 것이다.
꽃다발 주는 어린이(화동)도 해당 국가의 어린이 한명과 우리나라 어린이 한명이 나갔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자국 어린이가 나선 모습을 매우 반가워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공항 영접 때 정상에게 전달하는 꽃도 일부는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 인공 개화시킨 생화를 준비했다.
오찬, 만찬 메뉴도 각 정상 기호를 파악해 할랄식(이슬람식), 일반식, 채식, 해산물식을 맞춰 제공했다. 또 식사 메뉴판과 정상 내외에게 주는 선물 설명 등은 한국어나 영어가 아니라 현지어로 제공했다. 행사장인 부산 벡스코 입구 대형 환영 보드(웰컴판)에도 각국 언어로 “환영합니다”를 적어넣었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장 가운데에는 대형 목재 엠블럼을 제작해 바닥에 뒀는데 아세안 각 나라에서 가져온 목재들을 사용했다. 한국과 아세안 10개국 등 11개국의 대표적 나무인데 소나무, 대나무, 아카시아, 티크, 참죽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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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부산 누리마루에서 열린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 기념촬영에 앞서 참가국 정상들과 김규장 나전칠기 명장의 '십이장생도'를 보고 있다./2019 한-아세안 정상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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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에 참가한 각국 정상들의 다양한 반응도 포착돼 전해졌다.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은 직접 전용기를 운전해서 김해공항에 도착했다. 공군조종사 출신인 하사날 국왕은 지난 2009년 1차 회의와 2014년 2차 회의 때에도 직접 전용기를 조종해서 방한했다고 한다.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는 이번에도 서울에서부터 부산까지 KTX를 타고 이동했다. 그는 지난 2014년 방한 때에도 인천에서 서울까지 KTX를 탔다. 리센룽 총리가 2015년 크리스마스 앞두고 방한했을 때 서울과 설악산, 화진포 등을 찾아 현지식당에서 식사를 즐기는 모습이 다른 관광객을 통해 포착된 일도 있다고 한다. 당시 한국관광공사에 싱가포르 총리의 한국방문 코스 문의하거나 방문하는 관광객이 늘었다는 후일담도 있다.
이번에 통룬 시술릿 총리를 포함한 라오스 대표단도 KTX를 타고 부산으로 이동했다고 한다.
정상들 가운데 우리나라 딸기맛과 방송‧영상기술을 높이 평가한 반응도 있었다.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는 한국의 딸기맛을 높이 평가하며 “말레이시아는 기후가 덥고 습해 농산물 재배가 잘 되지 않는데 한국과 공동연구를 하면 해법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라며 한국 스마트팜 기술에 높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또 마하티르 총리는 “말레이시아에서 수소차 넥쏘를 직접 운전해봤다”며 “한국에선 운전대가 따뜻해지는 기능이 있던데, 고온의 말레이시아에서는 오히려 냉각기능이 필요하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공감을 불렀다.
그는 2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부대행사 ‘한·아세안 스타트업 서밋’에서 실제 무용수와 영상 속 무용수가 함께 무대를 꾸미는 환상적인 공연을 본 소감을 밝히며 “한국의 뛰어난 영상·방송기술의 수준을 느꼈다. 말레이시아에서도 이러한 기술이 활용될 수 있도록 협력을 당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는 27일 청와대에서 가진 한-베트남 정상회담 이후 열린 공식 만찬에서 참석한 국내 기업인들과 정부 관계자들에게 일일이 술을 권하며 건배를 제안하는 각별한 관심과 성의를 나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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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정상회담장에 준비된 상대국 정상의 이름을 나전칠기 기법으로 새겨 넣은 펜./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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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한-아세안특별정상회의 회담장에는 상대국 정상의 이름을 나전칠기 기법으로 새겨 넣은 펜이 준비됐다.
펜의 배럴 부분은 천년을 잇는 한-아세안 국가들과의 깊은 인연을 기원하며 천년이 지나도 변함이 없다고 알려진 옻칠을 적용했고, 옻칠 위에는 빛깔이 영롱한 자개문양을 장식해서 화려하게 빛나는 한아세안의 현재와 미래를 담았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또 자개조각을 이어 붙여 차곡차곡 쌓이는 담을 형상화한 문양은 해가 갈수록 쌓여가는 한-아세안 국가간의 깊은 신뢰와 존중을 나타내고자 했다.
이밖에 아세안 정상과 배우자들에게 추위 대비용으로 제공한 패딩 점퍼에는 한-아세안 엠블럼과 한글 그래픽디자인 자수를 직접 놓았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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