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손희연 기자]정부가 부동산 공시제도 개편을 위한 로드맵 수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시가격의 유형별·지역별 균형성을 높이는 한편 연차별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반영률)을 공개해 '깜깜이 공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함으로 보여진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이달 17일부터 표준주택 공시가격 예정가격 열람을 앞두고 다음주 부동산 공시가격 신뢰도 강화를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한다.
국토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그동안 논란이 된 공시가격 산정의 문제점과 산정 오류 해소 등 신뢰성 강화 방안과 함께 공시가격 투명성 제고를 위한 중장기 로드맵 수립 계획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로드맵에는 일정 기한까지 현재 50∼60%대인 단독주택 공시가격과 토지 공시지가 현실화율을 공동주택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70%에 못미치는 공동주택의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80% 이상으로 높이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이어 정부는 향후 관련 연구용역과 공청회 등 공론화 과정을 거친 뒤 내년 하반기께 완성된 로드맵을 내놓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공시제도 로드맵을 법정계획으로 만들기 위한 법 개정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현실화율 공개와 공시가격 결정 과정 등이 종전보다 투명하게 공개되고 공시가격 산정의 첫걸음인 주택, 토지의 시세 조사 기능도 강화된다.
실거래가 사례가 부족한 단독주택이나 토지는 시세 파악을 위해 연간 40만∼50만건에 이르는 민간 감정평가 자료가 활용될 전망이다.
공시가 현실화율을 높이고 토지 공시지가와 주택 공시가격의 역전현상 해결을 위해 앞으로 '공시비율'을 폐지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공시비율은 한국감정원의 공시가격 조사자가 산정한 주택 가격에 일정 비율을 곱해 일률적으로 공시가격을 낮추는 일종의 '할인율'이다. 2005년 주택공시제도 도입 이후 '80%' 비율이 적용됐다.
이러한 공시비율은 토지를 제외하고 공동·단독주택 1757만호 공시가격에만 적용해왔다.
최근 고가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이 해당 주택의 토지 공시지가보다 낮은 '역전현상'이 발생해 고가주택 보유자와 토지 보유자간 형평성 논란이 일었다.
또 공시비율이 보유세 급등을 막고 집값 변동이 심할 때 공시가격 산정 금액이 시세보다 높아지는 문제를 막는 '버퍼(완충)' 기능을 해온 반면 고가주택, 다주택 보유자의 보유세를 깎아주는 역할을 해 조세 형평성을 해친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 때문에 서울시는 지난해 국토부에 표준 단독주택의 공시비율 적용을 폐지해달라고 건의하기도 했다.
국토부는 앞으로 현실화율에 대한 로드맵이 수립되면 사실상 공시비율의 기능도 끝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공시비율이 사라지면 주택과 토지간 공시가격 역전현상도 개선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미디어펜=손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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