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허창수 GS 회장이 3일 이사회에서 공식적으로 퇴임 의사를 표명함에 따라, 허태수 GS 홈쇼핑 부회장이 그룹의 새로운 회장으로 추대됐다. 허태수 차기 회장은 고 허준구회장의 5남이다. 현 허창수 회장은 장남이다. 허회장이 15년 만에 막내 동생에게 그룹 대권을 물려주는 셈이다.
허창수 회장이 아들인 허윤홍 GS건설부사장에게 물려주지 않고 동생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에게 경영 대권을 이양한 것은 신선하다. GS그룹 특유의 형제경영의 아름다운 전통을 이어가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LG그룹과 GS그룹 모두 장자승계가 확고한 가운데서도 형제 간 화목과 우애가 남다르다는 것을 입증했다.
GS그룹은 3일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이 그룹의 새로운 회장으로 추대됐다고 밝혔다. GS그룹은 LG그룹 구인회창업주와 동업관계를 형성했던 고 허만정씨의 3남 허준구, 허신구씨등이 LG에서 경영을 맡다가 허준구회장의 장남 허창수회장이 2004년 계열분리해서 이끌어왔다. 허회장의 동생들인 허진구 칼텍스회장, 허명수 GS건설부회장, 허태수 홈쇼핑부회장등이 형제경영을 해왔다.
㈜GS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에 대한 공식 승계는 절차에 따라 내년 주주총회 및 이사회에서 이루어질 예정이나, GS그룹은 2020년 새해부터 그룹 전반의 사업계획이 차질 없이 수행되도록 회장직 업무 인수인계를 위한 제반 준비를 해 나갈 계획이다.
이에 따라 허 회장은 내년부터 GS 회장 대신 당분간 GS건설 회장으로서 건설 경영에만 전념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GS 이사회 의장직도 내려 놓음으로써 신임 회장이 독자적이고 소신있는 경영활동을 펼 수 있게 배려했다.
다만 GS 명예회장으로서 든든한 버팀목이자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며 그룹 전반에 대해 조언해 나갈 예정이다. 또 허 회장은 40년 넘는 경영 활동을 통해 쌓아온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GS의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를 도울 계획이다.
이번 승계는 허 회장이 이전부터 사임 의사를 표함에 따라 주주들 간에 경영 능력을 검증받고 역량을 두루 갖춘 인물이 차기 회장직을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졌으며,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이 주주들 간 합의를 거쳐 신임 회장에 최종 추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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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창수 GS 회장이 3일 이사회에서 공식적으로 퇴임의사를 표명함에 따라, 허태수 GS 홈쇼핑 부회장이 그룹의 새로운 회장으로 추대됐다. (왼쪽) 허창수 GS 회장과 (오른쪽) 허태수 신임 GS 회장 /사진=GS 제공 |
허 회장은 이날 “지난 15년간 ‘Value No.1 GS’를 일궈내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안정적 기반을 다진 것으로 나의 소임은 다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지금은 글로벌 감각과 디지털 혁신 리더십을 갖춘 새로운 리더와 함께 빠르게 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대응하여 GS가 세계적 기업으로 우뚝 솟고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기 위해서 전력을 다해 도전하는데 한시도 지체할 수 없는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허 회장은 또 “GS 출범이래 숱한 역경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변화에 둔감한 ‘변화 문맹이 되지 않도록 경계하면서 쉴새 없이 달려왔다”고 회고했다.
다만 “혁신적 신기술의 발전이 기업의 경영환경 변화를 가속화시키고 있고 이런 변화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면 우리도 언제 도태될지 모른다는 절박함 속에서 지금이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할 적기로 판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허 회장의 용퇴는 임기를 2년 가까이 남긴 상태에서 진행된 것이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허 회장은 앞으로도 활발한 경영활동을 할 수 있음에도, 제2의 도약을 위해 과감히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GS 관계자는 “기업과 기업인에 대한 존경이 인색한 우리나라 재계 현실에서 배려와 신뢰를 중시하는 허창수 회장 특유의 리더십과 GS그룹의 아름다운 승계 전통이 재계에 귀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허태수 신임회장의 취임은 그 동안 허창수 회장이 추진해 온 ‘Value No.1 GS’의 가치를 계승하는 한편, GS가 출범 이후 이룩한 성과에 머물지 않고 다가오는 환경 변화에 적극적인 대응을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고 있다.
디지털 혁신 리더십을 추진력으로 삼아 GS그룹의 미래성장 동력 발굴과 지속 성장의 모멘텀 찾기에 가속도를 붙여 제2의 도약을 추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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