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 물러나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직 유지키로
"50년 전통과 노하우 바탕으로 경제 발전에 헌신"
[미디어펜=조우현 기자]허창수 GS 회장이 현직에서 물러나기로 했지만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직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향후 전경련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전경련은 ‘패싱’이라는 항간의 소문을 의식하기 보단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며 활동 폭을 넓히고 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허창수 회장은 앞으로도 남은 임기 동안 전경련의 탈바꿈에 지속적인 전력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민간 경제외교와 싱크탱크 역할에 집중해 50여년의 전통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헌신할 수 있는 활동을 지속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허 회장은 GS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난 지난 3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한·산둥성 경제통상 협력 교류회’에 참석해 “전경련을 위해 향후 어떤 일에 주력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하던 대로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허 회장은 지난 2017년 연임을 결정하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경련의 혁신”이라며 “경제 활성화에 앞장서는 싱크탱크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또 “경제단체로서 전문성을 극대화해 우리 경제 발전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후 올해 초 4번째 연임 취임사에서는 “전경련이 2017년 혁신안을 발표하고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직 국민들이 보시기에 부족한 점이 있다”며 “앞으로 국민들과 회원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남은 임기 동안 전경련이 민간 경제외교단체와 싱크탱크로서 탈바꿈하도록 전력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1년 전경련 회장에 취임한 허창수 회장은 9년째 전경련을 이끌고 있다. 2년씩 돌아오는 재선임 때마다 4번 연임해 5번째 임기를 보내는 중이다. 이번 임기는 오는 2021년 마무리 된다.

   
▲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전국경제인연합회 사옥 입구 /사진=전경련 제공

그는 지난 2017년 임기가 만료됐을 당시 사임 의사를 밝혔으나, 위기에 빠진 전경련을 위해 회장직을 유지하기로 했다. 당시 전경련은 삼성과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이 전경련을 탈퇴한데다 마땅한 후임자까지 없는 상황이었다.

이후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고 문재인 정부는 여전히 ‘전경련 패싱’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달 4일 열린 4대 경제단체장 초청 행사에도 전경련은 제외됐다.

다만 이런 상황에서도 허창수 회장은 올해 초 연임을 결정하며 허 회장 앞에 ‘의리와 헌신’이라는 수식어가 추가됐다. 

한편 전경련은 ‘전경련 패싱’이라는 꼬리표에 굴하지 않고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여름 한‧일 관계가 악화 됐던 당시, 일본 재계와 교류를 이어가며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 또 지난달에는 일본에서 열린 ‘한일 재계회의’에 참석해 무역 갈등 정상화를 위해 힘썼다. 

지난해에는 한‧미 관계에 마찰이 생기자 미국 워싱턴D.C에 투자대표단을 파견해 △한미FTA 개정 △한국산 세탁기‧태양광 세이프가드 △한국산 철강‧알루미늄 수입규제 강화 등 미국의 3대 통상공세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또 전경련 산하 연구원인 한국경제연구원은 ‘근로시간 단축 관련 기업 애로 사례’, ‘한국의 재정운용 진단과 과제’, ‘한일 화이트리스트 제외에 따른 경제적 영향’, ‘기업인 과잉범죄화 경제법력 분석’ 등의 보고서를 끊임없이 발표하며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도모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전경련은 허 회장 임기 후의 향방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그동안 해왔던 활동을 꾸준히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전경련은 자유시장경제 창달과 건전한 국민경제 발전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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