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경색 실손보험료 미지급, 진단 분류 세분화되지 않은 탓"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뇌경색은 뇌혈관이 막혀서 얼굴마비, 팔다리 마비, 언어장애 등의 증상 생기는 질병이다. 뇌경색 환자의 세 명 중 한 명꼴로 사망하거나 혼자서 걷지 못하고 주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심한 후유증을 겪기 마련이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서 국가에서는 뇌경색을 4대 중증질환에 포함시켜 놓고 있다. 하지만 뇌경색을 앓은 환자와 보호자들이 제대로 된 보험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뇌경색의 경우 과거에는 중증질환 보험가입 약관에 '뇌경색증'이 포함돼 있었으나 최근 상당수의 생명·손해보험사에서 뇌경색을 중증질환 약관에서 제외시켜 놓고 있다. 따라서 뇌경색을 진단받은 환자들이 진단비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뇌경색은 급성과 비급성이 질병코드에서 나뉘어 있지 않아 만성이나 무증상성 뇌경색 환자까지 보험금을 지급하게 될 것을 보험사가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뇌경색의 진단분류가 세분화되지 않은 탓이 크다.

6일 이경복 대한뇌졸중학회 보험이사(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신경과)는 "뇌경색이 한번 발생했거나 발생할 위험이 있는 환자는 뇌경색을 예방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약물을 복용해야 하며, 뇌혈관의 변화를 관찰하기 위해 MRI 등의 추적 영상검사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국내에선 약물과 영상검사를 처방할 때 엄격한 보험급여 기준 때문에 급성이 지난 경우에도 외래 진료시 뇌경색 질병코드를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선에서는 급성 뇌경색 뿐만 아니라 만성·무증상·진구성 뇌경색에도 같은 질병코드를 사용하게 된다"며 "이러한 이유 때문에 국내 뇌졸중의 연간발생률을 파악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교수는 "뇌경색을 포함한 뇌졸중 발생의 정확한 통계 확인이 쉽지 않아, 보건복지부나 질병관리본부 같은 국가 차원에서의 대국민 건강·보건사업에도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급성 뇌경색은 치료와 예후가 다르기 때문에 실제 최근 세계보건기구에서도 차기 국제질병분류에서 무증상 또는 만성을 제외한 급성 뇌경색을 별도로 분류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우리나라 통계청 표준질병사인분류(KCD)에서도 급성 심근경색과 같이 급성 뇌경색을 별도로 분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뇌졸중을 겪는 취약한 일반 국민들이 차별과 소외감을 느끼지 않고 안심할 수 있도록 관계 기관들이 협조해 급성 뇌경색 질병 분류의 제도적 개선을 마련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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