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미국에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을 3주 정도 남긴 가운데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부장관 지명자)가 다음주 초 한국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대표가 방한할 경우 판문점을 찾아 북측과 접촉을 타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와 올해 북미 관계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1일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한미 외교당국은 비핵화 대화 재개 방안 등을 모색하기 위해 내주 초 비건 대표의 방한 일정을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전날 복수의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비건 대표가 오는 15일쯤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현재 북미는 2년만에 말대 말 공격을 시작하며 긴장 수위를 올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적대 행동을 하면 다 잃을 것”이라고 경고한 데 대해 김영철 북한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장이 9일 담화를 내고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맞받았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유엔에서는 11일 2년만에 북한의 미사일과 관련해 안전보장이사회 회의가 열린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가능성까지 나타나자 미국이 중국, 러시아를 포함하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공조의 고삐를 죄고 추가 도발을 차단하기 위해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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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부장관 지명자)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오른쪽)./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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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0일 “(김 위원장이) 개인적으로 비핵화를 약속했고 장거리미사일 시험과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며 “이 모든 것은 북한이 계속 준수할 것이라고 우리가 매우 기대하는 약속들”이라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7일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액체연료 시험으로 추정되는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감행했다. 그들이 제시한 ‘연말 시한’ 내 미국의 ‘새 계산법’을 이끌어 내기 위해 인공위성이나 ICBM 시험 발사 가능성을 암시하는 행동에 나선 것이다.
이렇게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큰 외교적 성과로 내세우고 있는 북한의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 재개를 막기 위해 최대한 압박을 구사하는 가운데 비건 대표가 앞서 자신의 카운터파트로 지목한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과 판문점에서 회동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재 북측 실무협상 대표는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지만 비건 대표는 지난달 20일 국무부 부장관 인준청문회에서 “나의 협상 상대는 최선희”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비건 대표가 판문점에서 북미 접촉을 성사시킬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북한이 이미 이달 말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 개최를 예고한 상황인 만큼 이미 북한의 입장은 정해져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이는 북한이 미국의 ‘새 계산법’에 더 이상 기대가 없다는 것으로 앞으로 긴장 수위를 끌어올리는 것 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한편, 비건 대표는 11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 회의가 열리는 뉴욕을 방문한다고 미 국무부가 밝혔다. 비건 대표는 이 자리에서 북미협상 진행 상황 및 북한의 최근 대미압박 행보에 관해 설명하고 북한을 협상장으로 이끌 수 있는 국제공조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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