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에 서울 접근성이 뛰어난 수도권 지역에서의 증여가 꾸준히 늘고 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치솟으면서 주택 보유자들 사이에서 ‘집값은 결국 오른다’는 인식이 팽배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2일 한국감정원의 주택증여거래량 통계에 따르면, 올 1~10월 경기도 주택 증여 거래량은 2만4529건으로 전년 동기 거래량(2만1648건) 대비 13.31% 증가했다.
경기도는 최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이후 규제 지역을 피하려는 투자 수요가 유입되면서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지역이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피한 데다 각종 정부 규제 영향에서도 벗어나 있어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경기도에서도 주택 증여 건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지역은 김포시로 확인됐다. 지난해 1~10월 김포시의 주택증여거래량은 243건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해 1~10월에는 2169건으로 전년 대비 1926건 늘며 792.59% 상승률을 기록했다.
수원시 역시 지난해 1~10월 1089건이던 증여 건수가 올해 2485건으로 전년 대비 128.19% 상승했다. 안양시도 같은 기간 602건에서 1107건으로 83.89%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에서는 시장의 분위기가 정부의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올 초 다주택자와 고가 주택자들의 종부세율을 높이고 주택 공시가격을 올리는 등 집값 잡기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다수의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기 보다는 자녀나 부부간 증여를 통해 세금 부담을 줄이는 방향을 택했다. 앞서 서울의 집값 폭등 현상 등을 지켜보며 ‘집값은 결국 오른다’는 학습 효과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실제 KB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1월 경기도의 주택 매수우위지수는 28.7 수준이었지만, 11월에는 51.9으로 상승해 81%나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매수우위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를 넘을 경우 매수자가 많고 매매거래가 활발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앞으로 주택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고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집을 파느니 자녀에게 물려주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수도권의 증여 거래량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매매거래량은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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