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정관 개정까지 불사하며 정치 참여를 하겠다던 소상공인연합회가 돌연 입장을 바꾼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소상연은 지난 5일 임시총회를 개최해 소상공인의 정치 금지를 명시한 정관 삭제 등 개정 작업을 취소했다. 이 과정에서 소상공인당 창당준비위원장인 강계명 소상연 이사가 이사회에서 자진사퇴하는 일이 생기기도 했다.
소상연은 앞서 정치 참여를 선언하며 소관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에 정관 변경 신청을 냈고, 지난 9월 9일 최승재 소상연 회장이 미디어펜과의 인터뷰에서 창당 과정 등 정치에 관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 같이 정치에 대한 의지를 계속적으로 피력해온 소상연이 왜 갑자기 정치와 거리를 둔 것일까.
소상연은 중기부가 관리하는 법정단체다. 때문에 중기부는 평소 소상연 관계자들이 정치에 관한 발언을 할 때마다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곤 했다. 중기부의 한 사무관은 출입기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소상연이 정치 전선에 뛰어들겠다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가서 단체 지원금을 받으면 되는 일이지, 왜 우리에게서 받느냐"고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도 지난 5일 여의도에서 열렸던 '소상공인연합회 송년의 밤'에서 "소상연이 정치 활동을 접는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잘한 결정"이라고 한 것도 궤를 같이 한다. 이 자리에서 한 중기부 관계자도 "연합회의 오늘 결정이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보탬이 될 수 있는, 또한 대표성을 가진 단체로 확실히 자리매김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기부 관계자들의 이 같은 부정적 발언을 종합해보면 소상연이 정관 개정 등 정치 활동을 중지한데엔 중기부의 파워가 작용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가능하다.
이에 소상연 관계자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이에 대해 우리는 시인도, 부정도 할 수 없어 노 코멘트 하겠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소상공인당은 우리와 별개의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강계명 당 창준위원장의 소상연 이사직 사퇴로 행정적 정리가 완료됐다는 것으로 풀이가 가능하다.
다시 말해 강 창준위원장이 소상연 이사직을 던졌으니 최소 공식적으로는 소상공인당과 관계가 없다는 입장인 셈이다. 하지만 표가 나는 조치 탓에 소상연이 '눈 가리고 아웅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를 계속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소상연 관계자는 재차 "우리는 당과 행정적으로 별개의 조직"이라고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