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는 소비를 줄여 자금잉여 규모가 커진 반면 기업은 시설투자를 하면서 자금부족 규모가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25일 내놓은 '2013년 중 자금순환(잠정)' 자료에 따르면 가계·비영리단체의 자금잉여(자금운용-자금조달) 규모는 2분기 29조6000억원으로 전 분기(25조3000억원)보다 4조3000억원 증가했다.

가계의 자금잉여 규모는 점점 확대되는 추세다. ▲2013년 1분기 28조2000억원 ▲2분기 26조6000억원 ▲3분기 17조6000억원 ▲4분기 15조5000억원 ▲2014년 1분기 25조2000억원 ▲2012년 2분기 29조6000억원을 나타내고 있다.

자금순환표에서 가계는 순수한 가계와 소규모 개인사업자를 뜻한다. 비영리단체는 소비자단체와 자선·구호단체, 종교단체, 노동조합 등이다.

문소상 자금순환팀장은 "통상 대학 등록금 지출과 명절의 영향으로 1, 3분기 소비가 늘어나는 반면 2분기에는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며 "올해에는 세월호 사고라는 특이 요인으로 민간소비가 더 위축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가계·비영리단체의 자금조달 규모는 17조3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0조7000억원 증가했다. 예금취급기관의 장기차입금을 중심으로 큰 폭으로 확대됐다.

자금운용 규모는 46조9000억원으로 15조1000억원 늘어 자금조달보다 큰 폭의 증가를 보였다. 금융기관 예치금(17조7000억원→22조5000억원), 보험 및 연금(18조원→21조원)이 전분기보다 늘었고 주식 및 출자지분은 순처분으로 전환됐다.

비금융법인기업은 설비투자 확대 등으로 자금부족 규모가 전분기 6조4000억원에서 2분기 7조1000억원으로 소폭 늘었다. 일반정부는 전분기 차입금을 상환하면서 자금부족 규모가 8조원에서 7조3000억원으로 줄었다.

기업의 조달 규모는 23조1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4조8000억원 감소했다. 예금취급기관대출금 등 간접금융(27조원→22조7000억원)이 감소했고 상거래신용 등 기타항목상거래신용(13조2000억원→-8조3000억원)이 증가에서 감소로 전환됐다.

자금운용 규모도 16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25조4000억원 감소했다. 주식 및 출자지분 등 유가증권(10조7000억원→-1조5000억원), 상거래신용 등 기타항목(19조6000억원→-4000억원)이 증가에서 감소로 돌아섰다.

일반정부의 자금조달 규모는 18조3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7조7000억원 감소했다. 자금운용 규모는 11조원으로 전분기보다 17조원 줄었다.

6월말 현재 총 금융자산은 전분기말 대비 1.6% 증가한 1경3124조원을 기록했다. 금융자산 구성내역을 보면 보험 및 연금 비중이 전분기말 대비 상승한 반면 채권, 대출금, 주식 및 출자지분 비중은 하락했다.

금융자산에서 금융부채를 뺀 비금융부문의 순금융자산은 1708조5000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29조2000억원 늘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35조8000억원 늘어난 반면 일반정부와 비금융법인기업이 각각 11조1000억원, 4조5000억원 감소했다.

금융자산을 금융부채로 나눈 비율은 1.40배로 전분기말과 동일한 수준이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이 비율은 2.20배로 전분기말 2.18배보다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