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 기아자동차 3세대 신형 K5가 사전계약대수 1만6000대를 넘는 대기록을 작성하며 높은 인기를 보이고 있지만 기뻐할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이 밖에도 K5에 앞서 K7 프리미어도 높은 인기를 유지하며 선전하고 있다. 지난 7월부터 월 판매 6000대 이상을 꾸준히 판매하고 있는 K7 프리미어와 K5의 인기가 높아질수록 기아차는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생산량의 한계로 폭발적인 인기를 실적으로 연결시키지 못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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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자동차 3세대 신형 K5가 사전계약대수 1만6000대를 넘는 대기록을 작성하며 높은 인기를 보이고 있지만 기뻐할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사진=기아차 |
14일 기아차에 따르면 3세대 K5는 3세대 K5는 지난달 21일 사전계약 돌입 이후 영업일수 기준 3일 만(25일)에 1만대를 돌파한 데 이어 7일째인 지난달 말(29일) 1만2000대를 돌파했고 출시 직전일까지 1만6000대를 넘어서는 기염을 내뿜고 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출시 시점에는 2만대 내외의 사전계약대수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3세대 K5는 패스트백 스타일의 스포티한 실루엣과 혁신적 디자인 요소로 티저 이미지 공개 당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아왔다.
디자인 측면에서 자동차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던 1세대 모델을 뛰어넘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판매 면에서도 1세대 못지않은 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문제는 많은 수요가 몰린다고 해도 생산량이 충분히 뒷받침될 수 있을지 여부다.
K5는 기아차 화성 3공장에서 생산돼 왔다. 3세대 모델 역시 마찬가지다. 화성 3공장에서는 K5뿐 아니라 K7도 생산된다. 월 생산능력은 1만2000대 가량이다.
한정된 생산능력으로 K5와 K7 생산을 적절히 배분해야한다. 하지만 두 차종 모두 인기가 높은 것이 기아차의 현재 고민이다.
K7은 페이스리프트 모델 'K7 프리미어'가 본격 판매되기 시작한 7월 8173대의 판매량을 기록한 이후 매달 6000대 밑으로 판매량이 떨어지지 않는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생산량=판매실적이라는 공식을 수개월째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생산량만 뒷받침 된다면 페이스리프트모델인 K7 프리미어가 그랜저의 판매량과 어깨를 나란히 해볼 수 도 있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K7 프리미어가 흥행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그랜저가 월실적 1만대를 넘기는 기록을 달성해 왔던 것과 비교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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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자동차 3세대 신형 K5. /사진=미디어펜 |
하지만 생산량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그랜저와 K7 프리미어가 직접적인 경쟁을 벌이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에 권혁호 기아차 부사장은 지난 9월 '모하비 더 마스터' 출시 발표행사에서 "K7의 월간 풀 생산 케파(생산능력)은 5900대에 불과하다"며 "7월 대비 8월 판매가 감소했다고 해서 인기가 떨어졌다고 생각하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시장에서의 호응은 높지만 생산능력이 부족해서 수요만큼 판매를 못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K5 주문이 폭증한다 한들 물량을 충분히 댈 수 있을 리 없다. 한참 잘 팔리고 있는 K7 생산량을 줄여가며 K5 생산량을 늘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K7프리미어와 3세대 신형 K5를 공평하게 절반씩 배분한다 해도 화성 3공장에서 K5에 할당되는 생산량은 약 6000대 가량이다. 이미 지난달 말까지 사전계약 물량만 소화하는 데도 두 달이 걸린다.
기아차는 내년 3세대 신형 K5의 연간 판매목표를 7만대로 설정했다. 화성 3공장 생산능력의 한계치를 목표로 잡은 것으로 보인다. 해외공장처럼 유연하게 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일단은 현재의 공장 생산능력에 맞춰 높은 인기를 소화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미국시장에서는 텔루라이드의 인기에 힘입어 증산을 결정한바 있다. 하지만 국내의 화성 3공장의 경우 시설구조상 증산이 어려운 상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아직 기아차의 K7과 K5가 경쟁모델대비 우수한 판매량을 기록하지 못하는 아쉬운 모습을 보여왔다.
완성차업계 한 관계자는 "K5의 연간 판매목표는 생산능력과 얼추 맞아 떨어지지만, 수요가 연중 고르게 분포되는 게 아니라 통상 신차 출시 초반에 몰리는 만큼 내년 1분기까지는 물량 부족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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