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특별법 제정을 놓고 여야의 팽팽한 줄다리기로 국회가 마비된 가운데 국회의원들이 입법기관 본연의 의무를 저버린 채 수차례 해외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바른사회시민회의(이하 바른사회)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본회의 법안처리가 전무했던 지난 6월부터 8월 사이 국회는 모두 8건의 해외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나타났다"며 "국회는 입법 기관으로서의 임무를 저버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바른사회가 주장하는 8건의 해외여행 중 7건은 8월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통계에서 국회의장단 방문과 비공식방문 등의 일정은 제외됐다.

국회사무처 자료에 명시된 여행목적은 ▲의원친선협회 상대국 방문을 통한 양국의회 간 상호교류 협력체계 구축 ▲방문국 현지 진출기업, 현지 교민 공관 관계자 격려 ▲세계풍력단지 및 상업용 탱크 시찰 ▲유럽역사에 나타난 인권문제 해결에 관한 유럽의 경험 청취 등이다. 여행 장소로는 남미(브라질, 우루과이) 유럽(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독일, 네덜란드, 루마니아 등) 동남아(캄보디아, 라오스) 러시아 등으로 나타났다.

국회의원들의 여덟 번의 국외여행에 소요된 경비는 총 3억 6,000여만 원이며 실제 소요액은 당초 예산보다 증액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 4일부터 8월 13일까지 우루과이‧브라질 의원친선협회의 상대국 방문의 경우 당초 2,078만 원의 예산을 배정했지만 실제로는 8,283만 원을 집행했고,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덴마크, 네덜란드 방문의 경우 당초 예산 배정은 2,160만원이었지만 실제로는 5,094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통일위원회의 스위스, 모로코 등 방문은 당초 1,573만원이었지만 실제 4,700만원, 캄보디아‧라오스 의원친선 방문은 당초 1,198만원에서 2,437만원을 집행했다. 국회사무처는 증액 이유에 대해 계획단계 예산에는 항공료를 포함시키지 않았으며 출장결과에는 항공료를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한편 ‘입법제로기간’인 8월은 세월호 특별법에 관한 여야합의를 2차례 이뤘으나 결국 유족들에게 거부당했으며, 분리국감 무산과 더불어 국회는 파행으로 치달았으며 ‘윤 일병 사망사건’ 등 온 국민의 공분을 샀던 시기이다. [미디어펜=문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