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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비용항공사(LCC) 항공기들이 인천공항에서 연착륙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 |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가 노선 다각화와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 업황이 깜깜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노선 출혈경쟁과 일본·홍콩 노선 수요 감소, 외항사 점유율 확대 등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탓이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25일부터 단독 노선인 인천∼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 구간의 운항을 기존 주 7회에서 14회로 늘린다. 이스타항공의 경우 23일부터 인천∼중국 옌타이에 주 4회 신규 취항하며 중국 노선을 확대한다.
에어부산과 티웨이항공은 차세대 항공기 A321 네오 LR, 에어버스의 A330 등 중장거리 기재 도입을 통해 중·장거리 노선을 개척할 계획이다.
LCC업계가 노선 다각화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공급과잉과 외항사 점유율 확대 등 불확실성 요인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적 항공사는 대형항공사 2개, LCC 6개 등 8개사에서 최근 플라이강원의 취항으로 9개사로 늘어났다. 내년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등이 취항을 시작하면 11개사로 불어나 공급과잉이 이어질 전망이다.
일본과 홍콩 노선 수요도 감소 추세다. 지난 7월부터 시작된 '일본 보이콧' 여파로 지난 달 국내 항공사들의 일본 노선 여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43.7% 감소한 89만1851명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홍콩 민주화 시위가 장기화되며 외교부는 지난 달 홍콩을 '여행 유의'에서 '여행 자제'로 격상했다. 대표적인 단거리 노선인 일본 수요가 줄어들며 LCC업계는 홍콩을 대체 지역으로 꼽아왔지만 홍콩 노선 감축도 불가피해진 형국이다.
외국 항공사들이 국내서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는 점도 LCC업계의 노선 다각화를 부추기는 요소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외항사의 국제선 탑승객 시장 점유율은 32.5%로 전년 동기 대비 1.2% 늘었다.
이 때문에 LCC업계에선 최근 노선 다각화로 고객 확보에 나서는 한편 인력 감축 바람도 불고 있다. 항공사가 지출하는 고정비 중 연료비를 제외하면 인건비가 가장 크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9월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하고 지난 달부터 신청자에 한해 1~3개월짜리 무급 휴직을 시행하고 있다. 제주항공의 경우 지난 1일부터 광주와 무안공항을 제외한 국내선 공항 카운터에서 탑승권을 발급하는 승객을 대상으로 1인당 3000원의 수수료를 부과키로 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까지 업황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부터 LCC 시장 공급이 둔화되지만 여객 수요는 단기 저점을 통과하고 있다는 판단으로 완만한 수급 개선이 가능할 수도 있다"며 "전반적으로 국내 여객 수요 반등은 내년 하반기부터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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