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록, 이건호 두 수장을 떠나보낸 KB금융 이사회가 도의적 책임을 지고 줄줄이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25일 김중웅 국민은행 이사회 의장(사진)이 25일 "KB 사태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경영 정상화 이후에는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KB금융 내분 사태와 관련해 책임론이 거세졌던 사외이사들 거취에 대한 첫 표명이다.

은행 주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싸고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과 대립하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가기로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사외이사들은 우선 경영정상화에 힘을 쏟으면서 각자 임기가 끝나는 시점에 순차적으로 물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의장은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이사회는 국민은행 주전산기를 합리적으로 전환하고 IBM의 독점 횡포를 막기 위해 애썼는데 (이건호) 전 행장이 한국IBM 대표로부터 이메일을 받고 나서 뒤집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여러 가지 물의를 일으켰다"며 머리를 숙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장은 이어 "경영 정상화까지 온 힘을 기울이는 과정에서 임기 만료 시점이 돌아오면 연임할 생각이 없다"며 "오갑수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뿐만 아니라 다른 사외이사들도 같은 마음"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오갑수 사외이사가 임기 만료일인 26일 국민은행 이사회에서 `임기 1년 연장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전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1월 사외이사 임기가 끝나는 박재환 전 한국은행 부총재보를 포함해 국민은행 다른 사외이사들도 순차적으로 물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은행 사외이사들의 입장 표명에 따라 KB금융지주 사외이사들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KB지주는 26일 이사회에서 회장ㆍ행장 겸임 여부를 포함한 선출 방법과 절차를 논의한 뒤 2~3주간 내외부 추천을 거쳐 후보군을 추려낼 예정이다.

한편, 국민은행 이사회는 지난 4월 은행 주 전산기를 기존 IBM에서 유닉스로 교체하기로 결정했지만 이 전 행장의 문제 제기로 관련 보고서의 허위 조작 등이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국민은행 사외이사들과 이 전 행장은 극심한 갈등을 겪었고, 금융감독원은 KB임직원들에 대해 대규모 징계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