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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구자경 명예회장의 발인식이 17일 오전 유가족과 GS·LS 등 범LG가 사장단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 /사진=LG 제공 |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끝까지 소박했던 고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마지막 길에 그가 일생을 바친 LG와 끈끈한 동업관계를 맺었던 GS·LS 등 범LG가 사장단 등이 함께 했다.
지난 14일 숙환으로 별세한 구 회장의 발인식이 17일 오전 8시께 참석자들의 묵념, 추도사, 헌화 순으로 진행됐다. 고인의 뜻을 기려 앞서 진행된 장례식과 마찬가지로 비공개로 진행됐다.
발인식에는 고인의 사촌 동생인 구자열 LS 회장과 구자균 LS산전 회장, 구자은 LS엠트론 회장 등을 비롯해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등 동업관계로 LG에서 계열분리됐던 GS그룹 사장단이 유가족과 함께했다.
이 밖에 허승조 태광그룹 일주 학술문화재단 이사장, 권영수 LG 부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등도 참석해 고인을 추모했다.
이문호 LG공익재단 이사장은 추도사에서 "회장님은 곧 대한민국 산업의 역사를 쓰신 분이요 LG의 역사였다"며 "LG의 20만 임직원이 가슴에 새기고 있는 '고객을 위한 가치 창조'와 '인간 존중의 경영'이 바로 회장님의 경영사상이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LG 회장으로 계실 때에는 공장과 연구 현장에 가시기를 즐기시고 현장의 사원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말씀하시며 너털웃음을 나누시던 큰형님 같은 경영인이었다"며 "회장님은 우리 모두가 존경하고 사랑했던 큰 별이셨다. 감사합니다. 존경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고 말하며 고인을 기렸다.
구 명예회장 영정은 직계 손자가 들었고 상주인 차남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장녀 구훤미씨 등 다른 가족들이 그 뒤를 이었다. 발인식이 끝난 후 유족들은 운구차량에 탑승해 장지로 이동했다. 구 명예회장은 화장 후 안치되며 장지는 비공개다. 경기도 모처에 영면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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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구자경 명예회장. /사진=LG 제공 |
향년 94세로 별세한 구 명예회장은 1950년 스물다섯의 나이에 그룹의 모태인 락희화학공업사(현 LG화학)에 입사하고 명예회장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때까지 45년간 혁신을 외치며 '럭키 금성'을 매출액 38조원의 '글로벌 LG'로 성장시켰다.
그는 1992년 펴낸 저서 ‘오직 이 길밖에 없다’에서 "경영혁신을 하면서 ‘여기까지가 끝이다’라고 하게 되면 그것이 곧 발전의 한계가 된다"며 "경영혁신은 끊임없이 더 높은 목표를 지향해 추구해야 하는 ‘종착역이 없는 여정’"이라고 썼다.
고인이 내세운 혁신은 구호에 그치지 않았다. 그룹의 모태였던 락희화학을 대기업으로서는 국내 최초로 증권거래소에 상장하는가 하면 공냉식 중앙집중 에어컨과 19인치 컬러TV, CD플레이어, 슬림형 냉장고 등 다양한 제품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구 명예회장은 LG의 글로벌화를 주도했던 기업인으로도 평가를 받는다. 25년 재임기간 동안 한국 기업 최초의 해외 생산기지인 컬러TV 공장 등 50여개의 해외법인을 설립했다. 1966년에는 호남정유와 미국 칼텍스와의 합작을 이뤄 재계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사람이 곧 사업"이라며 고인은 인재의 중요성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구 명예회장은 인재를 ‘그 시대에 필요한 능력과 사명감으로 꽉 찬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인재들이 기술인으로 커나갈 것을 바라며 재임 기간 민간연구소 70여개를 지었다.
한편 지난 13일부터 나흘간 진행된 구 명예회장의 장례식에는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 정몽규 HDC그룹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이명희 신세계 회장 등이 빈소를 찾았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과 새로 선임된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 박일평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송대현 LG전자 사장, 박형세 LG전자 부사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등 LG 사장단 30여명도 함께 찾아 고인을 기렸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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