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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재정부 청사 [사진=기재부 제공] |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정부가 '2020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내년 성장률 전망을 2.4%로 제시했다.
그러나 이는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물론 국제기구, 연구기관, 국내외 투자은행(IB) 등이 내놨던 수치보다도 훨씬 낙관적인 전망이어서, '나홀로 장밋빛'이란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100조원 투자와 소비 촉진 인센티브 도입 등으로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저성장 기조에서 벗어나겠다는 구상과 정책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가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확대경제장관회의 후 발표한 내년도 성장률 2.4%는 금융권과 연구기관이 내놨던 전망치를 최소 0.1%포인트에서 최대 0.6%포인트가량 웃돈다.
블룸버그가 42개 해외 기관들로부터 집계한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 평균은 2.2%다.
IHS 마킷 이코노믹스가 한국의 내년 성장률을 1.7%로 가장 어둡게 내다봤고, 소시에테제네랄(1.9%), UBS(1.9%),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1.8%) 등도 2%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3%, 국제통화기금(IMF)은 2.2%를 각각 예상했다.
국내 연구기관들의 성장률 전망도 별로 차이가 없다.
민간 경제연구소인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내년 경제성장률을 2.1%로 하향 조정했고, LG경제연구원의 전망은 올해는 2.0%지만 내년 1.8%로 오히려 더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와 내년 모두 1.9%, 한국금융연구원은 각각 1.9%, 2.2%를 제시했다.
그나마 정부 입장을 감안해야 하는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성장률을 정부와 동일하게 2.0%로 봤지만, 내년 성장률은 2.3%로 예상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한은과 KDI, IMF, OECD 등 주요 기관들의 전망치를 고려하고, 여기에 정책 의지를 더해 성장률을 잡았다고 밝혔다.
목표 달성을 위한 정책의지가 반영됐다는 것.
정부는 올해 하방 위험이 예상보다 확대돼 투자와 수출이 부진했지만, 내년에는 글로벌 경기와 반도체 업황이 회복할 것이라는 게 외부 전문기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기에, 이를 기본 시나리오로 삼았고, 여기에 정책효과에 힘입어 성장률이 2.4%로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미·중 무역갈등이 일차적으로 봉합되면서 세계교역이 회복되고, 우리 수출도 마이너스의 늪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예측이다.
특히 정부가 기대는 것은 우리의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 업황 개선이다.
정부는 또 민간기업 및 공공기관들과 협의를 통해, 내년중 10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에 착수하고, 추가로 연내 15조원 정도의 추가 투자 프로젝트를 발굴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반도체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될 경우, 내년 성장률도 2.0%를 넘긴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중 무역 협상이 조금 진전될 가능성은 있지만, 나머지에서는 내년에도 크게 나아지는 것이 없다"며 "반도체 경기회복은 이야기는 있지만, 실제로 반도체가 나아진다는 사인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투자유도 전략과 관련해서도, 방향 자체는 틀리지 않지만 중장기과제 위주여서 조기 집행 여부는 의문시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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