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 국내 완성차 시장은 트렁크공간이 분리되지 않는 해치백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실용성과 운전의 재미를 이유로 높은 인기를 보이고 있는 모델이지만 유독 중국과 국내시장에서는 해치백모델이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와 비슷한 모습의 차량이 재조명 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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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형세단 시장을 이끌 새로운 주역 기아자동차 3세대 신형 K5. /사진=미디어펜 |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페스트백 디자인을 적극 활용한 기아자동차의 3세대 신형 K5가 역대 최고의 인기를 누리며 세단의 부흥기를 이끌어 갈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3세대 신형 K5는 기아차의 새로운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호랑이코 그릴과 함께 심장박동을 형상화해 헤드라이트부터 이어지는 리어램프의 새련된 디자인으로 완성됐다.
역동성을 살리기 위해 전면부부터 측면까지 이어지는 루프라인을 통해 스포티함을 강조한 패스트백디지안을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이런 3세대 신형 K5는 기아차의 베스트셀링 모델 카니발의 사전계약 대수 기록을 뛰어넘는 높은 인기를 보여주고 있다.
3세대 신형 K5의 흥행이유로는 뛰어난 디자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꼽히고 있다. 기존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의 공격적이고 와일드해진 디자인과 함께 스포츠쿠페를 떠올리게 하는 후면의 디자인 때문이다.
이런 디자인 요소중 가장 크게 작용한 것은 패스트백 디자인이다. 과거 트렁크가 극단적으로 짧은 '패스트백'은 비주류 가운데 하나로 여겨졌다.
자동차 종류가 세단과 해치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으로 나뉠 때도 패스트백이 설 자리는 없었다. 세단의 편안함과 해치백의 실용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친 차로 여겨졌다. 북미에서는 오히려 세단과 해치백의 장점을 버무려놓은 왜건(Wagon)이 더 인기였다.
패스트백 디자인에도 장점은 있다. 공기역학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차 지붕과 뒷 트렁크 끝단이 하나로 이어지면서 이른바 '유선형'을 이룰 수 있다. 나아가 스포티한 스타일 덕에 유럽에서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주로 2도어 타입의 쿠페가 이런 '패스트백' 형태를 지니기도 했다.
반면, 최근에는 5도어 해치백이 패스트백 형태로 나오기도 한다. 예를 들어 현대차 i30는 유럽 시장에서 i30 패스트백을 내놓고 있다. 일반 5도어 해치백보다 뒤꽁무니가 길게 빠진 형태다.
기본 모델인 i30보다 한결 실용성이 뛰어나고 앞뒤 무게 배분이 유리해 고성능 모델에도 이런 스타일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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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파리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현대자동차의 3번째 고성능 모델 i30N 패스트백 /사진=미디어펜 |
전형적인 4도어 세단도 패스트백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다.
독일 3사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에서도 패스트백 디자인을 도입한 모델들을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일찌감치 쿠페형 세단을 점진적으로 도입했다. 이제 패스트백 디자인은 자동차 회사가 간과할 수 없는 하나의 주류로 성장한 셈이다.
심지어 네모반듯한 스타일의 SUV조차 쿠페 스타일을 강조하고 나섰다. 일반적으로 1~3열을 지닌 롱바디 타입의 SUV는 1~2열에 승객석을, 3열에 짐 공간을 둔다.
2000년대 들어 쿠페형 SUV를 지향하는 새 모델이 속속 등장하면서 이런 추세가 빠르게 변했다. 2000년대 초, BMW가 자사 최초의 SUV인 X5를 선보인 이후, 윗급 X6는 쿠페형 스타일로 내놨다.
3열 짐 공간을 포기하되 브랜드 철학인 스포티를 강조한 디자인이었다. 이보다 앞서 실험 정신이 투철한 쌍용차 역시 준중형 SUV 시장에 쿠페형 SUV인 '엑티언'을 선보이기도 했다.
전형적인 비주류이자 틈새 모델로 등장한 쿠페형 SUV는 이제 하나의 주류로 성장했다. 벤츠도 발 빠르게 BMW가 첫 테이프를 끊은 쿠페형 SUV에 속속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일반적인 3박스 세단과 2박스 타입 해치백이 속속 가지치기 모델로 패스트백 모델을 선보이고 있고 SUV도 여기에 합류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 회사들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졌다"며 "누가 먼저, 얼마만큼 시장의 요구에 맞는 '패스트백'을 주요 모델 사이사이에 촘촘하게 꽂아 넣느냐에 따라 성패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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