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를 위한 반대의 비판 목소리로 그쳐

미디어행동이 주최하고,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이 후원한 ‘누구를 위한 수신료 인상인가’의 수신료 국민공청회가 반대를 위한 반대의 비판적 목소리에 그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주 미디어행동은 14일 오후 2시에 예정된 KBS 수신료 현실화 공청회에 반대하는 공청회로서 ‘국민 공청회’를 개최하겠다고 대대적인 언론플레이를 펼쳤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연 14일 오전 10시 방송회관 3층 공청회 장소에는 공청회 관계자를 제외하면, 기자들을 포함해 10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촛불집회, 정부비판 행사에 자주 눈에 보이는 인물도 다수 보였다. 또한 대부분 인물 및 단체들이 정부 정책에 무조건 비판하는 진보세력들로 이뤄져, “KBS의 수신료 현실화 공청회가 국민 여론을 포함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기엔, 주최측 성향 또한 만만치 않았다.


(좌측에서)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 조준상 공공미디어연구소 소장, 전규찬 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 소장, 유영주 언론연대 상임정책위원, 정연우 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 최영묵 성공회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좌측에서)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 조준상 공공미디어연구소 소장, 전규찬 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 소장, 유영주 언론연대 상임정책위원, 정연우 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 최영묵 성공회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발제는 2가지였다. 하나는 유영주 언론연대 상임정책위원이 제기한 ‘수신료 인상안 진단과 평가’였고, 또 하나는 조준상 공공미디어연구소 소장이 제기한 ‘수신료 인상 판단 주체’였다. 토론에는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정연우 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 최영묵 성공회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였고, 대부분 진보성향 시민단체이거나, 전문가들이다.

유영주 발제자는 “오후 2시에 진행될 KBS의 발표문을 사전에 입수해 확인했다”면서 “KBS의 텔레비전 방송 수신료 현실화 공청회 발제문은 독해가 안되는 발제문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유영주 발제자는 “결정적으로 BCG 개선안의 일부 또는 전부의 내용을 알 수가 없다”면서 “미디어행동이 정보공개를 요청했지만, KBS는 공개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또 유영주 발제자는 “KBS의 발제문에 첨부된 공적 책무의 성과를 보면, 최고 수준의 신뢰도, 영향력, 공정성이 확보되었다고 하는데, 신뢰도, 영향력, 공정성 1위는 대부분 이병순 전 사장 체제 전에 받은 성적표다”고 전했다.

조준상 공공미디어연구소 소장도 수신료 인상에 반대하는 발제문을 발표했다.

조준상 소장은 “조중동이 진출하는 종합편성채널의 먹거리 창출 차원에서 시작된 현 정권의 수신료 인상 논의는 월 6500원-광고폐지로 구체화하면서, KBS에 대한 총체적 면죄부 발행의 효과를 거두려는 속셈이다”고 공격했다.

이어 조준상 소장은 “KBS가 입에 가시가 돋도록 말하는, 1981년 이후 29년동안 한 번도 인상되지 않은, KBS 수신료의 수준은 재검토돼야한다”면서도 “그러나 그 인상의 근거는 단지 29년이라는 시간의 문제인 과거가 아니라, 바로 지금 여기에서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있는가라는 현재가 돼야한다”고 비판했다.

미디어행동은 각계 전문가 의견발표도 전달했다. 교육, 노동, 네티즌, 독립미디어, 문화, 보건의료, 복지, 시민단체, 여성, 장애인, 정보통신, 지역, 학부모, 학술, 환경 등의 전문가 의견을 취합하면서, 미디어행동은 국민들의 여론이 수신료 인상을 반대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미디어행동이 취합한 전문가들 대부분이 진보성향으로서, 국민들의 여론을 대표하는 목소리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