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저금리 늪에 빠진 생명보험사와 최악의 자동차보험, 실손의료보험 손해율로 고전을 면치 못한 손해보험사 등 보험업계에는 올해 역대 최고의 한파가 몰아쳤다.
문제는 거듭되는 규제와 시장 상황 악화로 보험업계에서 실적을 개선할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는 것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요 생보사 8곳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 9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 8700억원으로 33.2% 줄었다. 주요 손보사 9곳의 누적 순이익 역시 1조 6900억원으로 전년동기 2조 4000억원 대비 29.5% 급감했다.
특히 자산규모 상위 3개 생보사(삼성·한화·교보생명)와 4개 손보사(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KB손보)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 순이익 합도 각각 1조8278억원, 1조4078억원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33.4%(9168억원)와 29.7%(5964억원) 감소했다.
우선 생보업계엔 저금리 한파가 몰아치며 실적 악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업계 1위 삼성생명의 경우 3분기 누적 당기 순이익은 9768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조7267억원 보다 43.4%(7499억원) 감소했다.
한화생명은 3분기 누적 당기 순이익이 지난해 4471억원보다 63.8%(2854억원) 급감한 161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투자한 수익증권과 상장지수펀드(ETF) 등에서 대규모 손상차손이 발생했고, 저금리의 영향으로 운용자산이익률이 하락한 영향이 주효하다.
생보사 가운데 교보생명은 유일하게 호실적을 기록했다. 교보생명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689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708억원보다 20.7%(1185억원)증가했다. 저금리 기조에도 불구하고 교보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은 4.03%를 기록했다
손보업계는 급등하는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의 손해율로 악전고투를 이어갔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지난 11월 손보사 9곳 중 7곳의 손해율이 100%를 상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적정 손해율인 77~78%보다 20%포인트 가량 높은 수치로 업계에서는 올해 자동차보험 영업적자 규모가 1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손보사들은 올해 1월 3~4% 인상에 이어, 6월 1% 수준을 인상하며 두차례 보험료를 올렸지만 손해율을 만회하기엔 역부족이었다는 설명이다.
실손보험 손해율도 급등했다. 의료기관의 과잉진료와 보험사기가 늘면서 올해 상반기 실손보험 손해율은 129.1%로 전년동기대비 약 20%포인트 올랐다. 실손보험의 올해 연간 적자 규모는 1조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각 사의 실적 역시 대폭 감소했다. 삼성화재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5859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35.1% 감소했다. 지난해 5월 관계사 주식 처분 기저효과를 제외하면 세전이익은 24.2% 줄어든 것으로 집계된다.
현대해상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362억원으로 전년 대비 33.9% 줄었다. DB손해보험과 KB손해보험 역시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27.2%, 10.3% 감소했다.
업계에선 정비 수가 인상, 육체노동자의 정년 연장, 중고차 보상 확대, 한방 추나요법 건강보험 적용, 보험사기 증가로 인한 보험금 누수 등 보험료 인상 요인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에선 보험업계의 자구 노력을 통해 보험료 인상을 최소화해야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내년도 사업 전망 역시 밝지 않다.
실제 지난 20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보험사 최고경영진(CEO)들과 간담회를 가진 이후 “원가와 손해율이 올랐다고 보험료를 인상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며 업계에서 자구 노력을 통해 흡수해야할 부분은 흡수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보험업계에선 원가 상승분을 충분히 반영해 보험료를 올리지 못한다면 향후 자동차보험료 인상 문제는 끝없이 반복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의 자구 노력으로 급등하는 손해율을 막는 등 실적 악화를 감내하는 수준은 한계에 달했다”며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내년도 보험사의 실적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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