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 민영화의 마지막 단계라 할 수 있는 우리은행 민영화가 이번주 경영권 매각공고를 시작으로로 본격화되지만 흥행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교보생명 외에 마땅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교보생명도 단독 입찰시 무산을 우려해 신중한 입장으로 알려졌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오는 30일 우리은행 지분매각 공고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날 매각 공고를 내는 물량은 경영권이 포함된 지분 30%다.이 물량에 대해선 일반 경쟁입찰을 통해 예비입찰, 본입찰, 실사가격 조정, 금융위 승인 및 종결 등 일반적인 인수 및 합병 절차에 따라 매각 절차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또 소수지분의 경우 10월말 매각 공고를 내고, 경영권 지분과 소수지분 입찰 모두 오는 11월28일에 마감할 예정이다. 소수지분에 대해서는 투자 차익을 얻으려는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희망수량 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하기로 했다.

지분 0.5~10%에서 자신이 원하는 물량과 매입 가격을 써내면 높은 가격을 제시한 입찰자 순으로 지분을 배정하는 방식이다. 공자위는 투자자들의 입찰 참여를 유도하고자 1주당 0.5주의 콜옵션을 부여하기로 했다. 다만 경영권 포함 지분에 대해서는 12월 초 본입찰을 따로 진행해 내년 1월까지 최종 입찰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제 우리은행 매각이 본격적으로 막이 오르지만 성공 여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경영권 지분 매각에는 최소 2개 이상의 업체가 참여해 유효경쟁이 성립돼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인수 의사를 밝힌 곳은 교보생명 정도다. 공자위가 지난 6월 우리은행 민영화 일정 발표 후 시장수요 조사 결과 인수 의사를 적극적으로 나타낸 곳은 없다는 전언이다. 최악의 경우 입찰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는 위기인 것이다.

실제로 우리은행의 경영권 지분(30%)의 시가는 2조5000억원 수준. 교보생명이 동원할 수 있는 인수자금 여력은 여기에 한참 못 미친다. 때문에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현재까지 진행상황은 요원하다.

우여곡절 끝에 교보생명이 경영권 입찰에 나서더라도 2명 이상의 유효경쟁이 성립될지 의문이다. 관련 법에 따라 교보생명의 단독 입찰일 경우에는 복수 이상의 경쟁입찰이 성사되지 않기 때문에 우리은행 경영권 매각은 무산된다.

KB·신한·하나·농협금융지주 등 다른 대형 금융지주사는 우리은행 인수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CEO 교체, 계열 은행의 조기통합 등 각 사의 현안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어 우리은행에 눈 돌릴 여유가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 매각의 핵심은 경영권 입찰에 나설 후보자가 교보생명 외에 있느냐 여부다"며 "현재 국내 대형 금융지주사들은 올 초까지 비은행 계열사 인수를 마무리 한터라 자금여력이 없고 인수후통합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매각은 이순우 행장으로써도 중요한 사안이다. 연말로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은행장으로써 마지막 임무가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취임하면서 임기를 반토막내 올 연말까지로 제한한 것도 민영화에 대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경영권 지분 매각 공고와 관련해 (이순우 행장이) 특별한 언급이나 지시 사항은 없었지만 민영화 작업을 마무리할 적기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