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이 내년에도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완화정도의 조정여부는 거시경제 및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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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이 내년에도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하되 완화정도의 조정여부는 거시경제 및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사진제공=미디어펜 |
한은은 27일 발표한 '2020년 통화신용정책 운영 방향'에서 "국내경제가 잠재 성장률 수준을 하회하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 상승압력이 약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고려해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완화정도의 조정 여부는 "미‧중 무역분쟁, 글로벌 경기 등 주요 리스크 요인의 전개와 국내 거시경제 흐름 및 금융안정 상황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은은 내년 국내경제는 전년보다 소폭 높은 2%대 초반의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교역 부진 완화, 반도체경기 회복, 정부의 확장적 재정운용 등으로 설비투자와 수출이 개선되고 민간소비도 하반기 이후 완만하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성장세가 잠재성장률 수준을 밑돌면서 GDP갭률의 마이너스폭은 소폭 확대될 전망이다.
향후 성장 전망경로의 불확실성은 높은 상황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무역분쟁 지속,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반도체경기 회복 지연 등은 하방요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미‧중 무역협상 타결, 정부의 적극적 경기 대응정책에 따른 내수여건 개선 등은 상방요인으로 잠재한다는 판단이다.
소비자물가는 1%대 내외의 오름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측 하방압력이 완화되면서 상승률이 전년보다 높아지겠으나 미약한 수요측 물가압력과 교육‧의료 지원 확대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은 전년과 비슷한 0%대 후반의 오름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은 수시로 확대할 수 있다고 봤다.
국내외 경제의 성장세 개선 기대 및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 등이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겠으나, 미‧중 간 후속 무역협상 및 글로벌 경기 관련 불확실성,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잠재하기 때문이다.
국내 은행의 외화유동성 사정은 경상수지 흑자 기조 등으로 대체로 양호한 수준을 지속할 전망이다.
금융안정 측면에서 한은은 금융기관의 신용공급이 원활하고 건전성도 대체로 안정된 모습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부동산‧고위험자산으로의 자금 유입확대 및 취약차주의 채무상환능력 저하 가능성 등이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했다.
가계대출은 정부의 거시건전성정책 강화 기조 등의 영향으로 완만한 증가세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기업대출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비교적 높은 증가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한은은 대출제도의 효율적 운용을 위해 금융중개지원대출 프로그램별 한도 및 운용방식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대출 적격담보증권 인정대상 확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금융‧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는 가운데 시장 상황변화에 신축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유동성 조절 기반을 확충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금융시스템 안정 유지를 위해 조기경보 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핀테크 혁신에 부응해 지급결제인프라를 확충‧개선하고,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등에 대한 연구를 강화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