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내수시장에서 파급력 있는 신차들을 쏟아 내며 내수시장 점유율을 다시 70%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독보적인 위치로 복귀했다.
2000년 들어 3번째 슈퍼싸이클을 맞이하며 파급력 있는 중형·준대형 세단과 소형·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서 신차들이 줄지어 출시되며 압도적인 지배력과 파급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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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상단부터 시계방향)현대자동차 신형 쏘나타(DN8), 기아자동차 K7 프리미어, 현대자동차 더 뉴 그랜저, 기아자동차 신형 K5. /사진=미디어펜 |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자동차의 경우 예고된 신차가 있지만 지금의 현대·기아차 대세를 뒤집어 엎을 수 없는 상황이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현대차와 기아차의 점유율은 각각 42.0%와 29.3%로, 도합 71.3%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점유율 69.3%보다 2%포인트(p) 증가한 수준이다.
현대·기아차의 내수시장 점유율은 지난 2014년 69.2%를 고점으로 한동안 하향곡선을 그린 바 있다. 한국지엠과 르노삼성, 쌍용차 등 이른바 '마이너 3사'의 약진에 수입차 점유율까지 확대된 결과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은 2015년 67.7%, 2016년 65.4%까지 떨어졌다.
특히 2016년은 현대·기아차가 주요 볼륨차급에서 전방위적 공세에 처했던 시기였다. 중형 세단에서는 르노삼성 SM6, 쉐보레(한국지엠) 말리부의 공세로 쏘나타·K5가 고전했고, 준중형 세단 그랜저가 주춤하던 틈새는 쉐보레 임팔라가 파고들었다. 이 시기 새로운 볼륨차급으로 성장한 소형 SUV 시장의 지배자는 쌍용차 티볼리였다.
하지만 2017년부터 현대·기아차의 반격이 시작됐다. 2016년 말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로 출시된 현대차 그랜저 IG가 다시 준대형 시장을 장악했고, 2017년 6월에는 코나(현대차)와 스토닉(기아차)로 소형 SUV 시장 챙기기에 나섰다.
풀체인지 타이밍까지 다소 기간이 남은 쏘나타는 '풀체인지급 디자인 변경'을 이룬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 쏘나타 뉴라이즈를 내놓고 떠나가는 소비자들의 발길을 돌렸다.
그 사이 한국지엠은 군산공장 폐쇄 및 한국 시장 철수설 여파로 판매가 급감했고, 르노삼성도 2016년 중형 SUV QM6를 마지막으로 볼륨 차급에서 신차를 내놓지 못하며 점유율이 하락했다.
그 결과 2017년 현대·기아차의 내수시장 점유율은 다시 67.5%로 반등했고, 지난해에는 69.3%까지 치솟으며 그동안 내줬던 점유율을 회복했다. 올해도 추가로 점유율이 확대되며 70% 고지를 넘었다.
마이너 3사에게는 내년이 더 큰 고비다. 현대·기아차가 주요 볼륨차급과 함께 새로운 차를 잇달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국민차'로 불리는 중형 세단에서는 올해 잇달아 풀체인지 모델로 출시된 현대차 쏘나타와 기아차 K5가 당분간 2파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쉐보레 말리부는 지난해 말 이미 페이스리프트를 거치고도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고 르노삼성 SM6도 내년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나오기 전까진 고전이 불가피해 보인다.
준대형 세단 역시 현대·기아차의 집안싸움이다. 더 뉴 그랜저와 K7 프리미어 모델들이 나란히 큰 인기를 얻으며 '없어서 못 파는' 차종이 됐다. 반면 르노삼성 SM7은 LPG 모델로 근근이 버티고 있고, 쉐보레 임팔라는 월 판매 100대에도 못 미치는 차종으로 전락했다.
준중형 세단 시장은 소형 SUV에 밀려 과거에 비해 많이 축소됐지만 이 시장조차 현대차 아반떼와 기아차 K3가 지배하고 있다. 쉐보레 크루즈는 단종됐고 르노삼성 SM3는 10년째 풀체인지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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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현대차 베뉴, 현대차 코나, 기아차 니로, 기아차 쏘울, 기아차 셀토스, 기아차 스토닉 /사진=미디어펜 |
소형 SUV 시장은 아직까진 치열하지만 현대·기아차의 물량 공세로 이 시장의 강자였던 쌍용차 티볼리의 위세가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베뉴, 코나, 스토닉, 쏘울, 니로, 셀토스 등 현대·기아차가 소형 SUV 군단을 형성하고 시장에 투입하며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특히 기아차 셀토스는 출시 직후부터 큰 인기를 얻으며 소형 SUV 1위 자리에서 쌍용차 티볼리를 끌어내렸다. 한국지엠 트랙스는 당분간 지금의 모습을 유지해야 할 상황이며, 르노삼성 QM3는 내년 풀체인지 모델 출시가 예정돼 있지만 수입 판매에 따른 가격적 핸디캡으로 판도를 완전히 뒤집긴 역부족으로 보인다.
중형 SUV 시장도 현대차 싼타페가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는 기아차 쏘렌토 풀체인지 모델이 가세한다. 르노삼성 QM6가 LPG 및 가솔린 모델을 앞세워 선전하고 있지만 '가성비'를 앞세운 모델이라는 점에서 싼타페와 쏘렌토의 온전한 경쟁차로 부르긴 힘들다. QM6는 실질적으로 '준중형 SUV 가격에 중형 SUV를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을 앞세운 모델이다.
아직 볼륨 차급으로 보긴 힘들지만 점차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대형 SUV 역시 현대차 팰리세이드가 압도적인 판매실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기아차 모하비 페이스리프트 모델도 큰 인기를 얻으며 '현대·기아차 판'으로 만들고 있다.
쌍용차 G4렉스턴이 그나마 잘 버텨주고 있지만 모델 노후화가 진행되면서 점차 시장을 내주고 있다. 쉐보레 트래버스가 새로운 경쟁자로 등장했지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수입차라는 한계로 이 시장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이는 격전지는 준중형 SUV 시장이다. 쌍용차 코란도가 올해 풀체인지 모델로 출시됐고 내년에는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와 르노삼성 XM3라는 뉴페이스가 등장한다. 하지만 이 시장의 맹주였던 현대·기아차 역시 내년 나란히 투싼과 스포티지 풀체인지 모델을 나란히 출시할 예정이라 마이너 3사에게 쉽게 시장을 내주진 않을 전망이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상 볼륨 차급은 현대·기아차가 점령하고 나머지 완성차 3사들은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형국으로, 내년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국지엠과 르노삼성, 쌍용차 모두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현대·기아차의 모델체인지 타이밍을 쫓아가기 힘든 데다 3사 모두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 현대·기아차로의 집중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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