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료 현실화 토론자들, “정치적 독립성은?”

KBS가 14일 2시에 개최한 ‘수신료 현실화 공청회’에는 8명의 토론자들이 참여했다. 발제는 지연옥 KBS 시청자 본부장이 맡았다. 토론자들의 대체적인 의견은 “수신료는 올려야한다”는데 일치했지만, 인상 시점과 인상 폭에 있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발표에 앞서 김인규 KBS 사장은 인삿말을 통해 “KBS의 시청료는 사회적 통제를 받는다”면서 “사회 각계를 대표하는 공청회에서 좋은 의견을 제시하면, 시청료의 심의, 의결 권한이 있는 이사회에서 논의하고,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에서 수신료를 또 논의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인규 KBS 사장 (맨우측)
▲김인규 KBS 사장 (맨우측)



지연옥 KBS 시청자 본부장은 “KBS 시청료는 30년동안 인상되지 않았고, KBS는 자구노력을 통해 2014년까지 1100명을 감축할 예정이다”면서 “보스턴 컨설팅에 따라서 수신료 현실화가 불가피하다”는 내용으로 발표했다.

김상선 토론자는 “수신료 현실화는 반드시 필요하고, 할 것이면 보스턴 컨설팅 보고서가 제시한 적극적인 개선안으로 6500원까지 올려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물가상승률도 계속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 신 토론자는 “광고를 줄이고, 시청료를 올려서 공공재원을 확보하는 것이 공공성,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과 일치하는 지 의문이 간다”면서 “수신료 현실화가 필요하지만, 발표 자료로는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좌측에서) 지연옥, 윤석민, 김경환, 유홍식, 한동섭, 한진만, 이신, 이주선, 김상선, 문성룡
▲(좌측에서) 지연옥, 윤석민, 김경환, 유홍식, 한동섭, 한진만, 이신, 이주선, 김상선, 문성룡



이주선 토론자도 “오락 프로그램이나, 드라마 제작까지 수신료로 해결할 필요가 없다”면서 “방송의 독립성이 필요한 프로그램에 대해서 각각 구분해서 시청료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또 이주선 토론자는 “KBS가 인원감축을 한다고 했는데, 인원감축이 공공성 확보에 효과적인 조직이라는 근거가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윤석민 토론자는 “KBS가 2500원에서 6500원으로 2.8배 인상하는 것은 과도해 보인다”면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정서상 KBS가 무리수를 두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KBS가 5500명에서 4400명으로 1100명으로 줄인다고 했지만, 현재 인원은 5100명인데 왜 5500명을 출발선으로 잡았는지, 이러한 자료가 진실성이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김경환 토론자도 “KBS가 K-VIEW 사업을 하는 데에 있어서 국민들이 맹목적으로 KBS의 사업과 적자에 충당을 해야 하는지, 사회적 합의가 부족하다”면서 “수신료를 물가상승률에 따라 계속 올린다고 하면, 서민들의 입장에서는 부담률이 만만잖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유홍식 토론자는 “개인적으로 KBS의 수신료 현실화에 조건부로 찬성한다”면서 “KBS가 제시한 보스턴 컨설팅 보고서에 대한 공청회 자료는 좋은 자료이지만, 그 진실성에 의문이 간다. 보고서가 부실하다. 비율과 각각의 기준들이 다 다르다”고 비판했다.

윤석민 토론자는 “KBS는 1100명을 감축한다고 했지만, 자연감소인원이 포함된 수치이면서, 뼈를 깍는 자구노력을 하는 것처럼 말하는 것 같다”면서 “그러한 인원을 유지하면서도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진만 사회자는 “방송과 정치가 분리되지 못한 것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끊이질 않는다는 지적으로 보인다”면서 “상업방송이 발달한 나라에서 제시한, 공영방송에 대한 보스턴 컨설팅 보고서가 믿을 만한 근거가 무엇이겠느냐는 지적이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끝으로 한동섭 토론자는 “수신료 현실화 공청회는 한마디로 지겹다. 10년 넘게 똑같은 이야기다. 지난 정권, 전전 정권에서도 같은 이야기가 나왔다. 한쪽에선 KBS가 개과천선하기 전에는 수신료를 올려줄 수 없다는 말도 있다”면서 “영국인들이 BBC 공영방송의 수신료를 당연하게 내는 이유는 BBC가 공영방송으로서 정권과 대립각을 세우는 공공성을 국민에게 보여줬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동섭 토론자는 “공영방송은 국영방송도 아니고, 상업방송도 아니다”면서 “시민혁명 이후 생긴 독특한 방송으로서, 자본시장과 권력으로부터 독립한 방송으로, 수신료가 공영방송의 핵심이고, 본질이다”고 해석했다.




한동섭 토론자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국민들은 KBS가 공영인지, 국영인지 헤깔려한다”면서 “KBS가 광고를 줄여서 자본권력에서 독립을 말하는데, 정치권력의 독립은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 나아가 언론사의 독립 뿐만 아니라 언론사 내에서 언론인의 독립도 중요한데, 일반 기업처럼 구조조정을 한다면, 이러한 독립성은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