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진 현대차그룹, 솔선수범 통해 소통 확대 공언…임직원 공감 이끌어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기존의 신년회 형식을 타파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미래 자동차 시장을 위해 투자 규모를 대폭 확대했다.

다양한 전동화 차량 출시를 위해 기술 혁신을 비롯해 사업 기반과 조직문화까지 다 변화시키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2020년을 미래 시장 리더십 확보의 원년으로 삼고 보다 적극적인 미래시장 준비에 총력을 다 할 전망이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2일  정 수석부회장과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에서 신년회를 열고 향후 5년간 총 100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밝힌 61조원 투자 계획 보다 40% 늘린 규모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전동화 시장의 리더십을 확고히 하기 위해 전용 플랫폼 개발과 핵심 전동화 부품의 경쟁력 강화를 바탕으로, 2025년까지 11개의 전기차 전용 모델을 포함해 총 44개의 전동화 차량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24종의 전동화 차량을 판매한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5년 △하이브리드 13종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6종 △전기차 23종 △수소전기차 2종 등 총 44개 차종으로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전기차는 2021년초 전용 모델 출시를 필두로 지난해 9종에서 2025년 23개 차종을 운영하기로 했다. 새로운 전기차 아키텍처(차량 기본 골격) 개발체계도 도입해 2024년 출시 차종에 최초 적용할 방침이다.

이 같은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계획은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이 침체된 상황에서 전동차가 증가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전 세계 전동차 시장은 2018년 429만대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에 비해 28.4% 증가한 것으로, 자동차 판매가 0.5% 감소하는 사이 전동차 시장이 급성장한 것이다.

테슬라는 올해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모델3 등을 연간 50만대 생산할 계획이다. 테슬라의 전기차판매량은 2020년 50만대에 이어 2021년 1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GM(제너럴모터스), 르노닛산, 폭스바겐 등 전통적인 완성차 업체들이 앞다퉈 다양한 전기차를 출시하며 테슬라에 맞설 것으로 보인다.

단적으로 GM은 2023년 전기차 20종을 출시하기로 했으며, 자율주행차 스타트업 기업 인수에 나섰다. 폭스바겐은 2025년 전기차 30종 출시 계획과 함께 대규모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토요타는 2030년 전기차 550만대 생산을 위해 소프트뱅크와 자율주행차 합작사를 설립하는 등 대대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전 세계 시장 리더십을 갖고 있는 수소전기차와 함께 자율주행차 출시를 가속할 방침이다.

정 부회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수소전기차는 금년부터 차량뿐만 아니라 연료전지시스템 판매를 본격화하고, 관련 인프라 구축사업 협력을 통해 수소 산업 생태계 확장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미래차의 핵심인 자율주행 분야는 앱티브(APTIV)와의 미국 합작법인을 통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혁신적인 자율주행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2023년에는 상용화 개발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을 가속화하고, 운전자의 개입 없이 운행되는 레벨 4, 5 수준의 궁극의 자율주행차를 조기에 시장에 선보여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2022년 자율주행 플랫폼을 개발한 후 2023년 일부 지역 운행을 실시하고, 2024년 하반기에 본격 양산을 추진한다.

이날 신년회에서 정 수석부회장은 단상을 없애고 신년사를 발표했다. 또 모바일 실시간 생중계를 도입해 모든 임직원과 소통을 늘릴 수 있도록 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저부터 솔선수범해 여러분과의 수평적 소통을 확대하고 개개인의 다양한 개성과 역량이 어우러지는 조직문화가 정착되도록 하겠다"며 "그룹 내부뿐 아니라 외부와의 활발한 소통과 협력을 통해 다양한 시너지를 창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신년사를 마치면서 직원들에게 "서로 새해 인사와 함께 악수하자"고 독려하자, 임직원들이 웃으면서 인사를 나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함께 젊어진 현대차그룹이 보다 빠른 속도로 시장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중"이라며 "이를 통해 미래차 시장에서 빠른 대응을 통해 리더십을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진일보된 성장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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