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로 나들이를 가거나 ‘맥주 한잔’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메뉴는 치킨 전문점에서의 ‘치맥(치킨+맥주)’이었다. 또한, 드라마를 보거나 바에 가서 위스키를 마실 때 함께 즐기는 음식은 과일이었으며, 칵테일은 간단한 비스킷과 함께 먹거나 아예 식사 후 디저트 음료로 많이 마셨다. 최근 이렇게 당연시 여겨졌던 ‘주(酒)종+안주’ 공식들이 확 달라졌다.

   
▲ 사진=이태원 글램 라운지 테라스 바론의 시그니처 칵테일 ‘위키드 스위즐’(좌)과 ‘단호박 샐러드’(우)

다양한 수입맥주들과 매장에서 직접 제조하는 수제 맥주 등 맥주의 종류와 맛도 다양해지면서 매칭하는 음식들도 다양하게 변했기 때문이다. 위스키는 싱글 몰트 위스키를 즐기는 사람이 늘어남에 따라 과일이 아닌 몰트 위스키와 풍미가 잘 맞는 다른 음식과 매칭해 마시는 경우가 많아졌다. 여기에 각 매장마다 내놓는 시그니처 칵테일들은 그 특징에 어울리는 음식을 따로 매칭해 고객들에게 환상의 궁합을 선보이고 있다.

■ 지겨운 치맥 이제 그만! 지금부터 피맥!.

‘치맥 축제’까지 개최 될 정도로 당연시 됐던 최고의 궁합메뉴 치맥의 아성을 흔들고 있는 ‘피맥’은 피자와 맥주의 조합으로 최근 급부상했다. 이태원의 크래프트 맥주점 ‘맥파이 브루잉'은 직접 만든 수제맥주와 5종류의 피자를 판매하는데 항상 자리잡기가 힘들 정도로 인기가 높으며, 최근 문은 연 홍대점은 비교적 찾기 힘든 골목에 위치했음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라거(Lager) 맥주보다 탄산이 적고 진한 향과 맛이 특징인 국내외 에일(Ale) 맥주를 내놓는 매장들이 많아지면서 그 특징을 조화롭게 즐길 수 있는 음식으로 피자가 손에 꼽히며 ‘피맥’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외국여행과 유학을 경험한 이들이 많아지고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이태원이 핫플레이스로 주목 받으면서, 그 곳에서 운영되고 있는 외식업체들을 시작으로 새로운 트렌드가 형성되는 등 외국 식문화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다.

■ 칵테일+요리 새로운 조합 통했다. 

최근 바(Bar)를 중심으로 시그니처 칵테일을 많이 선보이며 그에 따른 매칭요리를 새롭게 선보여 특별한 조화를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국내 최고 핫플레이스로 자리잡은 ‘글램 라운지’의 프라이빗 플레이스인 테라스 ‘바론’에서는 스카치 위스키를 베이스로 한 칵테일 ‘위키드 스위즐’의 로즈마리 향과 함께 진한 위스키의 여운을 부드럽게 느낄 수 있도록 리코타 치즈와 프로슈토가 잘 어우러진 단호박 샐러드와의 매칭을 선보였다. 스파이시하며 청량감을 느낄 수 있는 진 베이스의 칵테일과 일식요리인 후토 마키와 로제 쉬림프의 조화는 칵테일을 마시면서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경험으로 많은 고객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 썸타는 메뉴 ‘위스키와 스테이크’.

일반적으로 바에서 위스키를 즐길 때도, 드라마 속에서도 위스키 옆자리는 차지하는 음식은 언제나 과일이었다. 또한, ‘스테이크는 레드 와인이지’라는 공식은 너무나도 일반화된 사실이다. 하지만 요즘, 바에서 위스키와 스테이크를 즐기는 고객들이 늘었다. 한남동에서 트렌디한 위스키바로 손꼽히는 ‘볼트’는 청담동에 ‘볼트 스테이크하우스’를 오픈 해 300여 가지 위스키와 스테이크를 선보였다.

이태원 ‘글램 라운지’에서도 메뉴를 개편하며 위스키와 즐길 수 있도록 와규 스테이크를 리스팅 했다. 또한,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 서울에 있는 ‘BLT스테이크’는 지난달부터 스테이크에 위스키 3종을 페어링한 위스키 디너를 진행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싱글 몰트 위스키의 붐이 일어나면서 시작됐다. 오크통에서 숙성된 깊은 아로마를 느낄 수 있는 싱글 몰트 위스키는 스테이크의 굽기에 따라 다른 숙성 년도와 특징이 다른 위스키가 매칭되며 이때 위스키의 향, 스테이크의 향과 식감이 각각 조화를 이뤄 최고의 마리아주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미디어펜=신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