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30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세월호특별법 처리 문제로 연일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국회를 향해 "(국민을 향한) 약속과 맹세는 어디로 가고 모든 문제를 정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치도 국회도 모두 국민을 위해 있는 것이고 정치인 모두가 국민을 위해 모든 것을 걸겠다는 약속을 한 것을 국민들은 잊지 않고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지금 국회의 장기 공전으로 인해 국정감사 등 모든 일정이 늦어지고 있고 법안도 150일째 단 한 건도 통과되지 않고 있어서 민생경제 지원과 내수활성화, 국민안전시스템 구축 등의 어려움이 큰 상황"이라며 "본회의에 계류된 91개 안건 외에도 민생과 직결된 수많은 법안들이 상임위에서 논의조차 못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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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이 3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43회 국무회의에서 "국회가 국민을 향한 약속과 맹세는 어디로 가고 모든 문제를 정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
이어 "새정부가 들어서고 거의 2년 동안 정치권이 장외정치와 반목정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런 상황일수록 국무위원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소신과 철학을 갖고 각 부처를 운영해 주기 바란다"며 "개혁과 혁신은 거창한 구호와 인적 요인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각자의 위치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할 때 빛을 보게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또 "앞으로 각 부처는 국회가 언제 법안을 통과시켜줄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것만 바라보고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거시 정책을 비롯해 전국 각지의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세우는 등 정부 자체적으로 경제 살리기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안들을 동원해 나가야 할 것이다. 만약 방치하고 기다리기만 하면 (피해는) 국민들의 몫으로 고스란히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22일 캐나다 국빈방문에서 협상 개시 9년 만에 정식서명한 한·캐나다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서는 "캐나다와 과거부터 쌓여온 불신의 벽을 허무는데 어려움이 있었는데 저는 서명 시에 캐나다 측에서 이렇게 힘들게 FTA를 서명하지만 한국 국회에서 언제 비준이 될지 우려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에서도 우리 국회에 대해 걱정할 정도로 지금 우리 국회상황에 국제사회에 전부 알려져 있고 그 상황이 우리나라 국익과 외교에 얼마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는 것인지 우려스러웠다"며 국회 파행을 다시금 비판했다. [미디어펜=문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