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SBS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가 인기다. 

프로야구 비시즌 벌어지는 일들을 가상의 구단(드림즈)을 배경으로 풀어낸 이 드라마는 마침 스토브리그를 보내고 있는 요즘 많은 화제가 되고 있다. 야구팬 뿐 아니라 '야알못'(야구를 알지 못하는 사람) 드라마팬들도 즐길 수 있도록 흥미로운 소재를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로 전달하고 있다.

4일 방송된 '스토브리그' 엔딩에서는 드림즈 구단 운영팀장 이세영(박은빈 분)이 분노를 폭발시키는 장면이 나왔다. 연봉협상에서 구단 제시액과 큰 의견 차이를 보인 베테랑 포수 서영주(차엽 분)가 단장 백승수(남궁민 분)를 술집 룸으로 불렀다. 

   
▲ 사진=SBS '스토브리그' 방송 캡처


연봉협상을 하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장소에서 서영주는 백승수 단장에 대한 불만을 무례한 행동으로 나타냈다. 잔에 가득 채운 술을 단장의 무릎에 쏟아부으며 "이렇게 하면 무릎에 물이 찬 기분을 아실랑가(서영주 포수는 자신이 무릎에 물이 차는 부상을 감수하며 팀을 위해 헌신했다는 주장을 폈다). 공감하면 계약서를 새로 가져오실까 싶어서"라고 도발했다.

백승수 단장이 당황하고 있는 사이, 단장과 동행했던 이세영 팀장이 술잔을 뺏어 벽을 향해 던져 박살을 냈다. 서영주가 무섭게 노려보며 "선 넘었어, 지금"이라며 분노했고, 서영주는 이에 맞서 "선은 니가 넘었어"라고 더욱 분노를 폭발시켰다.

드라마 얘기는 여기까지. 현실로 돌아와 보면, 이날 프로야구계에 불미스러운 사건이 벌어졌다. NC 다이노스 현역 코치가 가정폭력 신고로 출동한 경찰을 폭행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

이보다 앞서 지난 2일에는 LG 트윈스 소속 선수의 폭행 사건 소식도 있었다. 이 선수는 지난달 29일 술에 취해 여자친구와 다투던 중 이를 말리던 시민을 폭행해 경찰에 입건됐다.

   
▲ 사진=NC 다이노스, LG 트윈스 로고


며칠 사이에 연이어 선수와 코치의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야구팬들의 분노 게이지가 치솟았다. 프로야구 위기론이 대두된 시기다. 800만명이 넘었던 관중수가 최근 2년 연속 큰 폭으로 감소해 지난해 총 관중수는 729만명에 그쳤다. 최근 수 년간 승부조작, 폭행, 약물, 도박, 병역 문제 등으로 구설수가 잇따랐던 프로야구계다. 모두가 정신 차리고 힘을 합쳐 최고 인기스포츠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애써도 모자랄 판이다.

폭행 코치나 선수나, 개인적인 일탈로 치부하고 그냥 넘길 수 없는 문제다. 프로야구 코치나 선수는 공인이다. 프로 의식을 심어주기 위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그동안 사회적으로 각종 물의를 빚었던 문제들에 너무 안일하게 대처하고 가벼운 처벌을 하지는 않았는지. 통렬히 반성해야 한다.

NC와 LG 구단은 소속 코치와 선수의 폭행 입건에 사과하고, 구단과 KBO는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엄중한 징계를 약속했다. 당연한 일이지만 처벌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재발 방지다.

박은빈이 드라마 속에서 '기본이 안된' 선수를 향해 분노의 컵을 날렸다. 지금 야구팬들이 폭행 코치나 선수를 바라보는 심정도 그럴 것이다. 팬들이 등을 돌리면, 프로 스포츠는 존재 이유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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