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안치홍(30)이 롯데와 옵트아웃 조항이 포함된 '2+2년, 최대 56억원'에 전격적으로 FA 계약을 체결한 것이 이번 스토브리그 최고 화제로 떠올랐다.

롯데 자이언츠는 6일 FA 내야수 안치홍과 2년 26억원(계약금 14억2000만원, 2년 연봉 5억 8000만원, 옵션 5억원, 바이아웃 1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내용은 이게 다가 아니었다. 2년 후에는 선수와 구단이 상호 의사에 따라 계약 2년 연장, 혹은 계약 폐기를 할 수 있다. 

안치홍이 2년 더 롯데에서 뛰게 되면 롯데는 31억원을 추가 지급한다. 그럴 경우 바이아웃 금액 1억원은 지급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4년 최대 56억원이 된다. 안치홍이 2년 후 롯데를 떠나게 되면 바이아웃 금액 1억원을 받고, FA 신분이 돼 모든 팀과 다시 계약 협상을 할 수 있다.

롯데는 최소 2년간 꼭 필요한 내야수 자원을 확보하게 됐고, 안치홍은 앞으로 하기에 따라 4년간 최대 56억원을 받거나 2년 후 다시 시장에 나가 자신의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게 됐다. 롯데와 안치홍에게는 '윈-윈' 계약이 이뤄졌다.

   
▲ 사진=롯데 자이언츠


안치홍과 롯데의 옵트아웃 포함 2+2년 계약 묘수는 전 소속팀 KIA를 당황시켰고, KBO(한국야구위원회)도 당황시켰다.

KIA는 '설마 다른 팀이 데려가겠어'라고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다가 허를 찔렸다. KIA가 안치홍에게 최종적으로 제시한 금액은 '4년, 40억대 초반'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 팀이 안치홍을 데려갈 경우 금액 면에서 최소 40억대 중후반 이상을 제시해야 하고 선수 보상까지 해줘야 한다. 현재 FA시장 분위기에서 그럴 일은 없어보였고, KIA는 적당히 줄다리기를 하면서 계약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했을 것이다.

하지만 롯데는 최대 56억원을 안치홍에게 배팅했다. 제시액에서 KIA보다 훨씬 많았으니 사인을 받아내는데 어려움은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롯데가 56억원을 다 준다는 보장도 없다. 2년 후 내보내면 26억원만 안치홍에게 쓰면 된다. 지난해 꼴찌로 추락해 당장 전력보강이 시급한 롯데 입장에서는 2년 후는 먼 얘기다. 그 때 다시 고민하면 되고, 타격과 수비에서 보탬이 되는 주전 내야수를 FA로 영입한 것은 분명 롯데의 묘수였다. 협상 테이블에 팔짱 끼고 앉아 안치홍의 사인만 기다리던 KIA로서는 당혹스런 결과임이 분명해 보인다.

메이저리그 계약에서나 듣던 '옵트아웃'이 국내 선수 계약에서 나왔다는 점은 KBO를 당황시켰다. 현재 KBO 규약에는 없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KBO는 일단 롯데와 안치홍의 '2년 FA 계약'만 인정하기로 하면서 2년 후 안치홍이 롯데에 남을 경우 상호 합의 하에 계약 연장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다만, 안치홍이 2년 후 다른 팀으로 옮길 경우에는 현행 규정상 다년 계약이 불가능해 1년 단위 계약을 해야 한다고 유권해석을 내린 상태다.

KBO는 옵트아웃 조항이 처음 등장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관련 규약을 재정비할 서두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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