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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993년 6월 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신경영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오는 9일 병상에서 78번째 생일을 맞는다. 병상에서 맞는 7번째 생일이다. 다만 올해는 이 회장의 장기 와병으로 총수 역할을 하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과 실적 악화, 준법경영 강화, 각종 경영진 재판 등이 앞에 놓여 있는 만큼 이 회장의 병상 생일을 조용히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병석에서 7번째인 올해 이 회장의 생일에 삼성은 별도로 행사를 준비하지 않고 지난해에 이어 조용히 보낼 것으로 보인다.
부인인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가족은 생일 전후로 병원을 찾아 문안할 가능성이 크다.
이 회장은 지난 2014년 5월 10일 이태원동 자택에서 급성 심근경색을 일으켜 인근 순천향대학 서울병원으로 옮겨졌다. 막힌 심혈관을 넓혀주는 심장 스텐트 시술을 받은 이후 심폐기능이 정상을 되찾자 입원 9일 만에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실에서 병원 20층에 있는 VIP 병실로 옮겨져 지금까지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이 회장은 여전히 의식이 없으나 건강 상태가 특별히 악화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8일 전후로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에 실적이 급감했다는 공시를 하는 데다 오는 17일 이 회장의 장기 와병으로 총수 역할을 하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의 ‘국정농단’ 혐의 관련 파기환송심이 예정돼 있어 이 회장의 7번째 '병상 생일'을 맞는 삼성 내부 표정은 다소 어두울 것으로 예상된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2조원, 6조5000억원으로 전망된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6% 늘었고 영업이익은 40% 감소한 수치다.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이 주문한 '준법경영' 강화 대책 마련이 인사와 맞물린 사안이어서 조직의 재정비에도 분주하다.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는 지난해 10월 열린 첫 공판기일에서 기업 내부 준법감시제도 마련과 재벌체제 폐해 개선을 주문했다. 최근 '준법감시위원회'를 도입하기로 한 삼성은 위원회를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 산하에 배치할지 독립적으로 운영할지 등을 결정하고 이를 조직개편에 반영할 공산이 크다. 불문율로 여겨져온 총수의 준법 여부를 따져보는 기능인 만큼 준법감시위의 독립성과 법률 자문 역할의 균형점을 찾는 데 시간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당초 지난해 12월 유력했던 정기 임원 인사는 계열사 경영진의 각종 재판으로 오리무중에 빠진 상태다. 지난해 12월 삼성바이오로직스 증거인멸 1심 재판과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의혹 1심 선고 등으로 삼성전자 현직 경영진 7명과 이사회를 이끄는 이상훈 의장 등이 구속된 데 이어 인사업무를 총괄하는 박용기 인사팀장이 집행유예를 받으며 경영공백이 생긴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인 데다 이 부회장 재판도 앞두고 있어 (이 회장 생일을) 차분하게 보낼 것으로 본다"며 "준법감시위원회의 그룹 내 위치와 규모 등에 대해선 이번 주 위원장의 기자간담회를 통해 자연스럽게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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