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분기 연속적자 경영난 복직불가능, 막가파투쟁 지양 노사손잡아야
쌍용자동차에서 해고됐다 복직된 46명의 노조원들의 어깨가 축 처졌다. 복직자들에겐 정작 일할 자리가 없었다. 비극중 비극이다. 

최근 회사로 복직한 이들 노조원들은 평택공장으로 출근했다. 회사측은 경영난으로 이들의 부서배치가 힘들다고 답변했다. 

이들은 2009년  6월8일 해고됐다. 10년 7개월만에 라인에 돌아가고 싶어했다. 문재인정권과 민노총등이 쌍용차를 압박해 2018년 9월21일 노사정합의를 유도했다. 대통령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중재자로 나섰다. 

회사측은 마지막 해고자였던 46명에 대해 울며겨자먹기로 복직을 결정했다. 노조는 회사측이 복직합의를 지키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있다. 사측은 매출부진과 적자로 인해 무급휴직중인 46명의 부서배치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유급휴직상태인 마지막 해고자들의 복직 불발은 아쉬움이 남는다. 오죽하면 사측이 이들의 복직을 수용할 수 없는 지경에 몰렸는가? 쌍용차는 최근 수년간 적자에 허덕였다. 차량 판매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영업이익은 마이너스행진을 기록했다. 지난해 판매량은 6.5% 감소했다. 11분기 연속 적자늪에 빠져 휘청거리고 있다.

쌍용차는 생존위기가 불투명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경영진은 산은과 정부에 긴급자금수혈을 호소하고 있다.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도 2000억원가량 증자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노조마저 회사살리기에 동참하고 있다. 올해 임금 사전동결과 연말일시금 100만원 삭감, 상여금 200% 반납, 연말 성과급 및 생산격려금 반납등으로 고통분담에 동참하고 있다. 노조가 앞장서 회사경영정상화에 나서고 있다.  노조원들 대상으로 순환휴직도 실시중이다. 고강도 자구안으로 살아남기에 부심하고 있다.

   
▲ 민노총 산하 쌍용차노조원들의 복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11분기 연속적자에 허덕이면서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사무직및 생산직 순환휴직과 감원, 임금삭감등을 하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일자리제공은 힘들다. 현재의 온건노조도 고통분담에 동참하며 회사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해고자 복직이 불발된데는 2009년 평택공장을 옥쇄점거하며 극한투쟁을 벌였던 민노총의 막가파투쟁에 따른 후유증이다. 민노총식 강경투쟁은 일자리만 파괴한다는 뼈아픈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 민노총 산하 쌍용차금속노조 위원장이 해고자복직 불발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쌍용차 제공

정일권 쌍용차 노조위원장은 차량판매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노사가 손을 잡고 살려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사가 힘을 모아 좋은 차를 만들어 판매하는 수밖에 없다고 결의를 밝혔다. 쌍용차 노조원들은 회사가 살아야 일자리도 지킬 수 있다는 것을 뒤늦게 절감하고 있다. 

해고자들이 복직해도 일자리가 없는 것은 회사의 심각한 경영난에 따른 것이다. 이들의 비극은 뼈아픈 수업료가 돼야 한다. 쌍용차는 2009년 4월 법정관리중인 상태에서 법원으로부터 2600명을 정리해고하라고 판결했다. 전체의 36%에 달했다. 노조는 5월부터 평택공장을 무단점거해서 옥쇄파업을 벌여 결사항전했다. 

77일간의 파업농성을 통해 한상균 민노총지부장(최근 사면된 전 민노총위원장) 등 60여명이 구속되는 참화를 겪었다. 대다수가 당시 퇴사했지만, 일부가 해고를 거부한채 극한 투쟁을 벌였다. 한상균씨가 민노총위원장을 역임하면서 파업투쟁은 지속됐다. 

회사가 살아야 노조원들도 자신들의 일자리가 유지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쌍용차의 비극은 한국노조에 대해 보내는 준엄한 경고장이다. 쌍용차 근로자들은 강경투쟁으로 일자리만 날린 민노총과 결별하고 사측과 타협적인 온건노조를 설립했다. 지금 쌍용차노조는 위기를 맞아 회사측과 손잡고 파고를 헤쳐나가고 있다. 복직결정된 해고자들은 일부 남은 민노총소속이다. 

민노총이 휩쓸고 간 자리에는 잡초도 자라지 않는다. 민노총이 점령한 사업장은 파업이 난무했다. 기업이 죽든말든 상관없이 정치파업과 고임금파업을 벌이는 게 예사다. 민노총 최대 지부인 현대차노조가 최근 새로운 위원장을 맞아 소모적 노사관계 청산을 천명했다. 자율주행 및 친환경차가 대세가 되는 미래 자동차산업의 최후 전쟁에서 도태되지 않으려면 생산성향상과 구조조정, 친환경차량 투자확대가 긴요하다. 

르노삼성 노조가 최근 장기파업을 벌이는 것도 자해적인 행태다. 생산절벽과 판매절벽에 몰린 상황에서 파업에 몰입하는 것은 자신들의 일자리를 내차는 것이다. 르노삼성노조가 지금처럼 파업놀음에 빠지면 제2의 쌍용차사태를 초래할 것이다. 자신들의 일자리도 날아가지만, 더 나아가 가족들의 생계마저 위태롭게 할 것이다.

자동차산업은 위기가 장기화하고 있다. 친환경차량 주도권장악을 위한 카마겟돈에서 승리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현대차도 예외가 아니다. 쌍용차와 르노삼성 등 국내 마이너완성차업체는 더욱 혹독한 위기를 맞고 있다. 세가 약할수록 노사가 손을 잡고 경쟁력강화와 고통분담 구조조정을 통해 카마겟돈에서 이겨내야 한다. 

쌍용차해고노조원의 복직이 진통을 겪는 것은 한국자동차산업을 마비시켜왔던 민노총권세가 얼마나 해악과 부작용을 미치고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문대통령의 배려로 사면된 한상균 전민노총위원장마저 복직했지만 공장에서 일할 수 없는 비극이 다시는 있어선 안된다. 막가파투쟁, 극한투쟁만 일삼는 민노총도 노사상생을 위한 협력적 노사로 변신해야 한다. 쌍용차노조의 비극이 더 이상 자동차산업에서 재발해선 안된다. 위기땐 노사가 손을 잡아야 한다. 이 길밖에 없다. /미디어펜 사설
[미디어펜=편집국]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