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더불어민주당이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다가오면서 ‘이낙연 활용법’을 두고 셈법이 복잡하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최근 여의도로 복귀하면서 당 상임고문에 위촉됐다. “이 전 총리가 선대위원장을 맡는 것은 당연하다(윤호중 사무총장)”는 목소리가 수차례 제기된 만큼 그가 이해찬 대표와 함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는 것은 기정사실화됐다.
특히 이 전 총리는 최근 차기 대권주자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며 전국적 인지도를 갖췄다. 전국적으로 치러지는 총선에서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바로 이 점이 민주당이 겪는 고민의 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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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5일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당으로 복귀한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환영하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
현재로서는 서울 수도의 심장부이자 ‘정치 1번지’인 종로 출마설이 가장 유력하다. 이 전 총리도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했지만, 종로 이사 계획을 밝히는 등 내심 마음을 정한 모양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출마를 결정하면 여러모로 빅매치가 성사된다.
이 전 총리가 종로에 출마하게 되면 황 대표의 출마 여부에 관계없이 지역구에 발이 묶일 수밖에 없기에 ‘대권주자 1위’라는 프리미엄을 총선에 활용할 수가 없게 된다. 민주당으로서는 아쉬운 부분이다.
더구나 최근 정치권에서는 ‘민주연구원에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전 총리와 황 대표가 종로에서 맞붙을 경우 황 대표가 우세한 것으로 나왔다’는 풍문이 돌았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20일 기자들과 만나 “황당한 가짜뉴스다. 민주연구원은 내가 원장으로 부임하고 난 뒤 여론조사를 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해당 풍문에는 이 전 총리가 비례대표로 출마하거나 이해찬 대표가 불출마를 선언한 세종에 출마할 가능성이 거론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비례대표 출마의 경우 ‘이낙연 활용법’을 감안하면 충분히 고려할수도 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실제 당내에서는 전국 각 지역구에서 이 전 총리의 지원유세를 바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리가 비례대표로 출마하면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전국적인 선거 지원이 가능하다. 총선에 대한 위기의식이 당내에서 높아지면 이 전 총리의 비례대표 출마 요구는 더욱 높아질 수도 있다.
다만 이 전 총리 스스로는 비례대표 출마에 대해 부정적이다. 그는 지난 12일 ‘KBC 광주방송’과인터뷰에서 “비례대표를 원하는 건 과욕”이라며 “선거법 개정으로 숫자가 많이 줄었고 좋은 인물이 많이 영입되고 있기에 그런 분들에게 기회를 드리는게 옳은 일”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21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총선에서 이 전 총리의 역할이 크게 작용할 것이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면서 “다만 이 전 총리가 그동안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계속 강조해온 입장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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