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수석부회장의 과감한 시도 필요
리막 제휴 통해 전기차 시대 시선강탈 프로젝트 절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전기차 고성능 시대를 맞아 다소 느리게 시동을 거는 것으로 보이지만 선진기술력을 보유한 리막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기아차가 50여년간의 역사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고성능 이미지를 최근 몇 년 사이 N브랜드를 통해 인지시켜 나가고 있으며 다양한 모터스포츠에서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에 새로운 투자를 통해 전기차분야에서 고성능도 가능한 이야기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 현대자동차가 모터쇼에서 공개한 N브랜드 콘셉트카 /사진=현대차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5월 크로아티아의 고성능 하이퍼 전기차 업체 '리막 오토모빌리(Rimac Automobili)'에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고 고성능 전기차 개발을 위해 상호 협력을 약속했다. 올해 고성능 전기차를 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현대·기아차에서 생산하는 친환경차 분야의 슈퍼카까지도 기대해 볼 수 있는 계기가 생긴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리막과의 협업으로 내연기관에 국한됐던 고성능 라인업을 전기·수소 등 친환경 차에까지 확대하는 기술 확보에 힘쓰고 있다. 단순히 친환경성 만을 생각해 등장하는 이동 수단이 아닌 운전의 재미까지 챙기고 친환경성을 보유한 차량의 등장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계획대로 올해 고성능 전기차를 비롯해 고성능 수소전기차 모델 양산에 성공하면 이는 세계 첫 양산 사례로 N브랜드 콘셉트카로 공개된 슈퍼카 형태의 모델이 서킷을 달리는 모습도 곳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현대·기아차의 이런 꿈을 현실로 만들어줄 리막 오토모빌리는 지난 2009년 창업자 '마테 리막'이 설립한 전기차 회사다. 설립 이후 현재까지 고성능 하이퍼 전기차 분야에서 독보적 강자로 자리매김 중이다.

독일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가 전략적 투자를 먼저 단행할 만큼 고성능 전기차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리막은 애스턴마틴과 피닌파리나 등 글로벌 유수의 스포츠카 브랜드와 최고출력 1000마력을 넘나드는 '하이퍼(Hyper) 하이브리드'카를 공동개발한 바 있다.

지난 2016년에는 리막이 개발한 '콘셉트1(원)'이 400m '드래그 레이싱'에서 페라리의 고성능 모델 '라페라리'를 가볍게 추월하며 눈길을 끈 바 있다.

2018년 제네바모터쇼에서 공개된 '콘셉트2(투)' 역시 최고출력 1888마력(ps)의 가공할 출력을 바탕으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를 단 1.85초 만에 주파하는 데 성공했다. 전 세계 언론은 물론, 자동차 기업들마저 깜짝 놀랐다. 현존 전기차 가운데 가장 빠른 순발력이기 때문이다.

특히 리막이 개발한 콘셉트2(C-Two)는 테슬라가 올해 출시를 공언한 고성능 전기차 '테슬라 로드스터'보다 빠른 순발력을 자랑한다.

리막은 이런 기술력을 인정받으면서 여러 자동차 업체들과 고성능 전기차용 부품 및 제어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현재 고성능 하이퍼 전기차의 모델의 소량 양산 및 판매도 추진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리막과 전략적 사업 협력을 체결한 이후 구체적인 제품전략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내년에 선보일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번째 순수 전기차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시속 100㎞까지 득달같이 달려드는 슈퍼카 대신, 양산 고급차 브랜드의 순수 전기차로서 모자람이 없는 출력을 담을 것이라는 게 현대차 측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좀 더 과감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자동차 분야의 후발주자다. 새로운 시도를 해봐도 앞서 오랜기간 숙력된 기술력을 보유한 유수의 업체들에게 밀리는 모습을 많이 보여 왔다. 

   
▲ 크로아티아 전기차 기업 '리막 오토모빌리'의 콘셉트 2 모델. 최고출력 1888마력(ps)을 바탕으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까지 1.85초면 충분하다. 내년 께 선보일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번째 순수 전기차에 리막의 기술 일부가 도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뉴스프레스UK


이에 모두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전기차 분야에서 과감한 시도를 통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필요가 있다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현대기아차가 과감한 투자를 한 리막 역시 전기차 분야의 새로운 시도로 고성능의 하이퍼카를 만들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포르쉐는 그간의 모터스포츠 분야에서 갈고 닦아온 전동화 기술을 통해 회사의 특성을 살린 순수전기차를 선보이며 관심을 모았다. 벤츠 역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를 선보이며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이미지 메이킹을 시도하고 있다.

이에 현대기아차도 공도에서 시선을 이끌 수 있는 상용 전기차를 통한 이목끌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경영일선에 나서며 다양한 변화를 추진하고 있는 현대·기아차다. 선대의 현장경영 진화형태인 소통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정 부회장이 새로운 시대에 자사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서는 좀 더 과감한 도전정신이 절실한 시기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2세대 수소전기차 넥쏘의 출시와 N브랜드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달성해 냈다. 또 제네시스 브랜드를 글로벌 시장에 알리고 안착시켜 나가고 있다.

이런 성과를 통해 현대차의 이미지가 가족을 위한 차에서 운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차량으로 변화해 가고 있다. 이는 새로운 구매층을 확보하고 한 단계 성장한 모습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즉 현대기아차의 변화의 기류가 흐르고 있는 만큼 확실한 이미지 굳히기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잘 팔리는 차량에만 집중해왔던 현대·기아차가 고객의 취향을 이해하고 운동성능 등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다양한 제품군을 완성해 나가고 있다"며 "이런 변화가 전기차로 이어지며 관심을 끌고 고정화 시킬 수 있는 이미지 전환을 위해 슈퍼카급의 전기차의 출시도 염두해 둘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