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 62조3062억원·영업익 2조4361억원
'생활가전의 힘' 견조…스마트폰·전장사업으로 까먹어
   
▲ CES 2020 LG전자 부스 전경 /사진=LG전자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LG전자가 지난해 매출 60조원 달성이라는 호 성적을 거뒀지만 생활가전에서 거둔 성과를 스마트폰과 전장사업이 까먹는 문제는 지속됐다. 자회사인 LG디스플레이의 연간 손실 규모가 '조 단위'에 이르며 당기순이익은 1조원 넘게 빠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LG전자는 30일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62조3062억원을, 영업이익은 9.9% 감소한 2조436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3년 연속 60조원을 넘기면서 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러한 호 실적은 생활가전의 맹활약에 따른 것이다. 

생활가전이 주축인 H&A사업본부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매출 20조원을 돌파했다. 매출은 21조5155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1조9962억원)과 영업이익률(9.3%)도 각각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확대와 원가 절감 덕이다. 

TV가 주력인 HE사업본부의 경우 경쟁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와 건조기 논란이 겹치며 영업이익(9801억원)과 영업이익률(6.1%)이 전년 대비 뒷걸음쳤다. 

LG전자는 2014년부터 TV·가전사업 수익성 측면에서 줄곧 삼성전자를 앞질렀지만 지난해는 압도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의 소비자가전(CE) 부문 영업이익률은 12.05%인 반면 LG전자의 H&A사업본부와 HE사업본부를 합쳐 계산한 영업이익률은 7.9%였다. 

스마트폰 사업 부진은 여전히 고민이다. 스마트폰이 주력인 MC사업부는 19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적자폭도 커졌다. 지난해 1분기 2035억원, 2분기 2000억원, 3분기 1612억원을 기록했던 MC사업본부의 영업적자는 4분기에 오히려 3322억원대로 늘어났다. 지난해 전체 영업손실도 전년 대비 2000억가량 증가한 1조100억원을 기록했다. 신재석 MC본부 기획관리담당 팀장은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생산지 재편, 부품 포트폴리오 재구축 등을 통해 일정 수익 개선 효과가 있었지만 스마트폰 시장 정체, 경쟁 심화로 이 효과들이 상쇄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2016년 1분기 이후 지속 적자를 시현한 VS사업본부도 신제품 양산 지연과 글로벌 완성차 시장 침체로 연간 영업적자가 1949억원에 달했다. TV와 가전이 벌어들은 것을 스마트폰과 전장부품이 까먹는 실적 구조적 문제를 올해도 해결하지 못한 셈이다.

지난해 매출이 선방을 한 반면 당기순이익은 1년 전 대비 87.8%나 빠졌다. 원인으로는 LG디스플레이의 1조원대 손실이 지목된다.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의 지분법상 자회사로 지난해 기준 LG전자가 지분 37.9%를 보유하고 있다. 증권가는 LG디스플레이의 지난해 영업손실을 1조5900억원, 당기순손실 1조58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LG전자는 국제정세 불안과 경쟁 과열 속에서도 올해 매출 성장과 TV·가전사업의 영업이익 안정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위해 H&A사업본부와 HE사업본부는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와 원가 개선 노력을 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OLED 판매량은 전년 대비 30~50% 증가할 것으로 봤다. 하진호 HE본부 기획관리담당은 "조만간 마이크로 LED TV 관련 시제품을 검토할 계획이며 롤러블TV도 상반기 내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MC사업본부는 5G 시장 확대로 프리미엄부터 보급형까지 라인업을 확대해 차별적으로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신재석 MC본부 기획관리담당 팀장은 "추가 구조조정은 계획이 없다"며 "5G시장 활성화와 애플의 진입으로 5G의 폭발적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애플과 중국업체가 접근하기 어려운 북미, 유럽, 한국, 일본 등 전략 시장을 먼저 선점할 계획"이라고 했다. 

VS사업본부는 핵심부품 내재화, 소프트웨어 경쟁력 확보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할 구상이다. 김근태 VS본부 기획관리담당 전무는 "올해 실적 턴어라운드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수주 잔고와 재무리스크를 바탕으로 수익구조를 개선하고 있어 오는 2021년부터는 실적이 확연히 개선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BS사업본부는 LED 사이니지 등 프리미엄 수요에 대응하고 고출력 태양광 모듈 시장을 공략해 매출과 수익성을 동시에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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