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정부는 30일 우한 교민 송환을 위한 전세기 운항에 대해 중국정부로부터 우선 1대만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당초 20~31일 이틀에 걸쳐 하루에 2대씩 총 4대를 보내려던 정부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더구나 이날 오전 출발 예정이던 전세기 출발이 돌연 취소되면서 이날 오후 8시45분 출발할 예정이다. 항공기 대수를 줄이고, 밤 시간대로 조정한 것을 볼 때 중국정부가 자국에서 외국 항공기의 대거 투입으로 엑소더스(대량 탈출)가 벌어지는 상황을 피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보건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예방에 집중하는 가운데 30일 오후 인천시 동구 인천의료원 음압치료 병실에서 감염 예방 복장을 착용한 의료원 관계자와 시설 점검자들이 병실 내부를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정부는 당초 이날 오전 10시와 정오 두 차례에 걸쳐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전세기 2대를 출발시킬 계획이었다. 하지만 중국정부가 전날 밤 우리 측에 계획 변경을 요구함에 따라 출발이 지연됐고, 비행기 편수도 1대로 축소됐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책 관련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이와 관련해 “2편에 걸쳐 귀국시키려던 교민 약 360명을 1대에 모두 이송하는 방안을 놓고 중국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이어 “우한 내 700여명의 재외국민 귀국을 위해 당초 (전세기) 2편씩 이틀간 4편으로 귀국시키는 방안을 추진해왔다”면서 “전날 중국이 우선 1대 운영만 승인할 예정이라고 통보했다. 오늘 중 1대가 우선 운영될 수 있도록 중국 측과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일본 등에서 다수 임시 항공편을 요청해 중국정부가 우선 1대를 허가하고 순차적으로 요청받는 방침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강 장관은 “(오늘 운행 예정인) 보잉747편은 404석 수용이 가능하다”며 “신청한 국민 700여명의 절반 (귀국을) 목표로 하고 있고, 350~360명 정도”라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이날 운행될 첫번째 전세기에 탑승할 교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증상을 보이지 않는 무증상자 350∼360명으로 귀국 희망자 700여명의 절반가량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당초 전세기 내 좌우·앞뒤 간격을 두기로 한 것 대신 공석 없는 방식으로 교민을 태우는 방식을 계획 중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도 “4편을 운영하려 했을 땐 옆 간격을 두고 대각형으로 앉히려고 했지만, 편수가 줄어들어 1차 원하는 교민을 다 모셔오기로 했다”면서 “다만 감염 위험을 낮추기 위해 N95 이상 고강도 마스크로 수준을 높여 기내 감염이나 교차 감염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강 장관은 “교민 중 확진자는 없고, 귀국을 희망하신 분 중에서도 확진자나 유증상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도 “우한 시내 교통 사정이나 검역 과정에서 유증상자는 제외돼 (실제 숫자는) 탑승에서 결정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우한에 도착한 전세기는 1차로 한국인 300여명을 태우고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국내 도착 시간은 현지 사정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이르면 31일 새벽 시간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