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행복한 혁신미래교육”은 진보세력을 위한 “그들만의 리그”

조희연 교육감의 교육실험 100일을 진단-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토론문]

1.혼란의 서울교육 100일, 교육현장을 ‘전투’로 보는 조희연

󰏚 지금까지 지난 6.4 선거이후 17지역에서 당선된 13명의 진보교육감의 모습은 예상된 것처럼 혼란 그 자체라고 볼 수 있음. 이제 국민들의 머릿속에 진보교육과 진보교육감에 대한 명확한 실체를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오히려 더 씁쓸한 면이 있음
 

󰏚 특히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시각은 대체로 준비안된 교육감의 모습을 너무 잘 보여주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일어나는 교육현장의 혼란으로 고스란히 모든 부담이 학생과 학부모, 교사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점은 서울교육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임
 

󰏚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아직도 교육현장을 ‘전투’의 장으로 보고 있다는 생각이 강함. 일반시민이 정치적으로 보수와 진보의 시각을 가지고 있을지 모르지만, 교육만은 안정과 보수적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결과로 보임
 

◦ 조희연 교육감은 작년 여름 한 인터넷 신문과의 촛불집회 인터뷰에서 “촛불은 박근혜정부의 정당성이 균열되는 여러 투쟁의 하나다. 지금 한국사회 곳곳에서 전투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전투’를 치열하게 전개해야 한다고 강조한 적이 있음. 서울시교육감이 된 이후에도 동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조희연 교육감에게도 불행한 것이고, 진보교육 전체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임
 

◦ 일반 학부모가 자신의 생각과 달리 자녀교육에서는 보수적인 측면이 강한지는 조희연 교육감이 자신의 두자녀를 특목고인 외고에 보내고, 외국어와 관련이 없는 공대에 자녀를 진학시키기까지 했는지를 생각해보면 특권교육이라고 비판하는 진보세력의 자녀교육에 대한 철저한 보수성과 이중성을 쉽게 알 수 있음
 

󰏚 결국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서울교육 100일을 동안 교육현장을 ‘전투’의 공간으로 만들어 버렸으며, 교육현장은 말 그대로 혼란과 갈등의 연속이었다는 점에서 누구도 만족할 수 없는 100일이 2-3년같은 불행교육과 혼란교육의 시작이란 점에서 서울교육가족 모두에게 매우 안타까운 시간이었음


2.자사고 존폐 논란이 서울교육의 최우선 정책순위란 오류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지난 100일 동안 가장 서울시민에게 기억에 남는 교육정책은 자사고 존폐 논란일 것임. 아마도 대부분의 서울시민은 자사고의 존재조차 모르고 지내고 있었지만, 조희연 교육감의 잘못된 정책 우선순위 설정으로 100일동안의 중요한 순간이 오히려 혼란만을 유발하는 시간으로 허비된 측면이 강함
 

󰏚 조희연 교육감처럼 진보교육세력과 진보교육감의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최우선순위 교육정책이 과연 자사고 존폐 논란이었는지는 진보교육 전체에서도 선뜻 동의하기가 쉽지 않을 것임. 전반적으로 취임후 100일간의 중요한 시간을 일반국민에게는 혼란만을 유발하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이미지만 남게하였으며, 진보교육은 결국 혼란과 갈등을 유발한다는 시각을 고정시킨 부분을 진보교육 전체에 큰 실수라고 볼 수 있음
 

◦ 서울 전체 318개 고교 중에서 일반고는 184개교로 58%이며, 자사고는 25개로 7.8%에 불과함. 또 전체 전국의 고등학교로 놓고 보면 자사고는 2.1%에 불과해, 자사고 존폐 논란의 관심은 매우 제한적이며, 자사고가 일반고 황폐화의 주범이라는 설득논리도 일반 국민이 받아 들이기에는 너무 약한 측면이 있음
 

◦ 또 자사고가 일반고로 전환될 때, 일반 국민의 세금이 매년마다 20-30억정도 추가로 소요된다는 사실을 알려지면서,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더 많아질 가능성이 높음. 또 자사고의 다양한 교육운영 우수사례들을 일반고에서 벤치마킹을 하고 있다는 점도 진보교육감들의 자사고 폐지 논란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음
 

󰏚 특히 조희연 교육감은 자사고 평가가 이미 완료되었는데도 추가평가, 추추가평가를 진행하면서 이미 재지정 평가 자체에 대한 신뢰성을 잃고 있으며, 추추가평가에서는 인권동아리 여부처럼 원래 자사고 지정취지와는 상관이 없는 평가지표를 추가하면서 설득력을 많이 잃고 있는 실정임


3.고교 연합학력평가 예산도 없는데, 일반고 1억지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서울시 예산에 대한 전체적인 구상없이 자신이 제기한 정책에 필요한 예산소요 내역도 파악하지 못한 준비안된 교육감의 모습을 보여, 교육감 본연의 업무 파악을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함
 

◦ 서울시교육청은 6억정도의 예산부족으로 9월 고교 1, 2학년 대상 전국고교연합학력평가를 실시하지 않는다고 하여, 교육에서 기초적인 학력수전을 파악하는 업무조차 추진하지 않은 적이 있음. 이후 학부모의 우려를 반영하여 11월 연합학력평가는 추진하다고 바꾸기도 했지만 너무 임의적인 정책변경이라는 측면이 있음. 이런 방식의 교육현장이 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여, 향후 서울교육이 전반적으로 우려되고 있음
 

◦ 조희연 교육감은 예산의 부족을 제시하면서도, 오히려 일반고 살리기 위한 사업에는 학교당 매년 1억원정도의 학교운영비 지원을 약속했으며, 반드시 실천하다고 공언하고 있는데 실제 전체 서울시 일반고 지원액인 184억원은 매년마다 어떤 방식으로 확보할 지에 대한 명확한 설계가 불분명한 편임
 

󰏚 서울시교육청은 약 9,319억원의 예산 부족이 예상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조희연 교육감은 자신의 무리한 공약 추진으로 추가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서울시 교육가족들은 불안감을 넘어 아예 기대를 저버리고 있음. 최소한 교육감의 직위에서는 전체 예산의 범위내에서 정책의 우선순위를 설정해 필요한 곳에 예산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지, 자신의 공약에 집착해서 성과가 불분명한 곳에 모든 예산과 행정력을 낭비하는 것을 원하지는 않고 있음


4.조희연 서울교육, “진보세력, 그들만의 혁신미래교육리그”에서 방향을 전환해야

󰏚 이제라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교육현장에서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서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함
 

󰏚 지금까지 조희연 교육감은 “모두가 행복한 혁신미래교육”을 내세우고 있지만, 서울교육가족들은 진보세력을 위한 “그들만의 혁신미래교육리그”라는 생각이 확산되고 있음. 자사고 논란에서 보듯이 학교현장의 질문과 우정이 있는 교육이 아닌 ‘아집’과 ‘갈등’만 유발하는 교육을 강조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있음
 

◦ 자사고 논란에서 보듯이, 평범한 학부모와 학생들을 거리고 나오게 하고 있으며, 심지어 학부모들에게 ‘데모들 계속하시라’고 까지 했다고 면담에서 얘기했다면 교육감으로서의 자세를 포기했다고 볼 수 있음
 

◦ 또 조희연 교육감의 공약 추진을 위한 113명이 소속된 혁신미래교육추진단의 구성원을 전교조와 진보교육인사를 위주로 구성한 것만 봐도, 이제 서울교육은 혼란과 갈등의 양상이 더 나타날 가능성이 보인다고 할 수 있으며, 이렇게 진행된다면 “그들만의 리드”라는 비판을 임기내내 받게 될 것이며, 결국 이런 측면은 진보교육 전체에도 부담이 될 것임

󰏚 앞으로 서울교육이 원칙과 기본에 충실하게 진행되기 바라며, 조희연 교육감이 계속해서 혼란과 갈등을 유발해 학교현장의 혼란이 지속된다면 서울시민 모두로부터 큰 저항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임. 이런 상황이 온다면 이 모든 것은 누구의 잘 잘못을 떠나서 모두의 불행이며, 결코 바람직하지 않을 것임.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이글은 바른사회시민회의가 6일 개최한 [진단! 조희연 교육감의 '서울교육 실험 100일'] 토론회에서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가 발표한 토론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