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故 박정희 전 대통령 관련 단체들이 영화 '남산의 부장들'을 "사실 왜곡의 극치"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재)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등은 3일 조선일보 광고면을 통해 '남산의 부장들'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광고에 동참한 단체는 (재)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을 비롯해 민족중흥회, 박정희대통령과육영수여사를좋아하는사람들의모임, 중수산악회, (사)박정희대통령정신문화선양회, 고령박씨대종회, 재경구미시향우회, (사)박정희대통령생가보존회, 박정희정신연구소, 박정희대통령기념연구교육재단(워싱턴), 박정희대통령뉴욕기념사업회(뉴욕), 미주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회(LA), 박정희대통령을추모하는모임(동경), 통일일보(일본) 등이다.
이들은 "'남산의 부장들'은 국가 원수를 암살한 국사범 김재규를 영웅화했다"며 "공산세력들로부터 자유체제를 수호하고 대한민국을 경제대국으로 일으킨 박정희 전 대통령을 오로지 자신의 권력에 심취한 독재자로 묘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화는 시작 부분에서 일부 내용에 픽션이 가미돼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면서도 "대부분이 사실 왜곡으로 구성돼 있고 마지막 부분에서 김재규의 재판정에서의 실제 모습과 최후 진술, 전두환 합동수사본부장의 수사 결과 발표 장면 등을 보여줌으로써 관객들로 하여금 영화 내용 대부분을 사실로 오인하도록 기획돼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남산의 부장들'은 이념적 헤게모니의 주도권을 잡고자 하는 정치적 의도가 엿보이는, 최악의 정치 선동 영화"라며 "4·15 총선을 불과 80여일 남겨놓은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시점에 이러한 영화를 세상에 내놓은 의도가 무엇이냐"고 질문했다.
|
|
|
▲ 사진=영화 '남산의 부장들' 인터내셔널 포스터 |
실제로 '남산의 부장들'은 인물을 표현하는 방식뿐만 아니라 스위스 은행 계좌,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정 축재 등 전혀 밝혀지지 않은 의혹을 사실처럼 표현해 역사 왜곡의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미디어펜과 만난 좌승희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은 "대통령이 비자금을 유지했다는 건 큰 왜곡이다. 또 부마 사태와 관련해 경호실장이 200만 국민을 쓸어버려야 한다고 이야기했다는 설이 있긴 하지만, 이를 대통령이 용인했다는 이야기는 사실무근이다. 대통령이 걸어온 길을 보면, 국민을 무시하고 인명을 경시하는 대통령으로 그린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전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이 5·16 군사정변을 함께했다는 묘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좌승희 이사장은 "김재규는 5·16 군사정변과 전혀 무관하다. 마지막 장면에서도 대통령과 거사를 같이 한 것처럼 나오는데, 치졸한 방법이고 있을 수 없는 왜곡이다"라고 꼬집었다.
'남산의 부장들'을 연출한 우민호 감독은 등장인물을 가명으로 설정함으로써 창작의 자유를 보장받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인물을 평가하려 하지 않았으며, 영화는 정치적 색깔을 띠고 있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서도 좌승희 이사장은 "창작이 아닌 왜곡"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 그는 "예술·문화, 창작의 이름으로 이런 영화를 만드는 것 자체가 용서되지 않는다"며 "분명 정치적 목적을 갖고 있는 영화고 그런 새빨간 거짓말을 하는 건 창피스러운 일이다. 예술을 하는 사람들도 이 영화를 배척해야 한다. 창작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모독하는 일이다"라고 일갈했다.
|
|
|
▲ 사진=영화 '남산의 부장들' 캐릭터 포스터 |
[미디어펜=이동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