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숟가락' 언급, 사회 통념상 민망함 느낄 수 있는 표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대한 명예를 훼손했다"
"지휘 책임 있는 민갑룡 경찰청장·청와대, 사과하라"
   
▲ 지난 5일 조성환 바른기회연구소장(오른쪽)이 정다운 경찰 영사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제70조 제2항'을 위반했다'며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장을 접수하러 들고 가는 모습./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한 중국 후베이성 우한 지역으로 교민 수송 작전 지휘차 전세기에 탑승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대해 "밥숟가락 얹으려고 탔다"고 위챗에 글을 올렸던 정다운 경찰 영사가 명예 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6일 바른기회연구소에 따르면 고발인 조성환 소장은 정 영사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제70조 제2항'을 위반했다고 보고 전날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찾아 정다운 우한 경찰영사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했다.

조성환 소장은 "피고발인 정 영사는 특수 업무가 아닌 평소 재외국민의 보호라는 영사 고유 직무인 단순 '교민 이송' 현장지원 업무에 참여하며 지난 1일 자신의 SNS '위챗 모멘트'에 조원태 회장에 대한 허위사실을 적시하는 글을 게재하는 방법으로 명예를 훼손했다"고 고발 취지를 밝혔다.

   
▲ 정다운 경찰 영사가 위챗에 올린 '밥숟가락' 글./사진=위챗 캡쳐


정 영사는 위챗에 "조 회장이 비서 둘 데리고 비행기 타서 내리지도 않고 다시 타고 가서 자리가 모자란 탓도 해보지만 결국은 그것까지 생각하지 못한 내 잘못"이라며 "조원태 회장은 교민 수송에 있어 밥숟가락 얹으려고 전세기에 탑승했다"고 게재했다.

조 소장은 고발장을 통해 "정 영사가 공익목적에서 행한 순수한 취지의 공익적 가치를 심각하게 폄하했다"며 "'밥숟가락 얹으려고'라는 말은 사회 통념상 보편적 사고의 성인 남녀가 인식할 때 민망함을 느낄 수 있는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외교부 신속대응팀은 하기(下機)해 탑승할 교민들을 관리했고, 조 회장을 비롯한 대한항공팀은 기내에 남아 탑승 준비를 하는 등 업무 분장을 한 것"이라며 "조 회장의 비서는 참여하지 않았다"고 했다. 실제 대한항공 관계자에 따르면 조 회장은 비서를 대동한 적이 없다.

조 소장은 "허위사실 적시의 △내용 △성질 △해당 사실의 공표가 이뤄진 과정·수단 △상대방의 범위 및 표현의 방법 등 제반 사정, 특히 대한항공의 국내·외 항공산업계의 포지셔닝에 기반한 조원태 회장의 국제적 지위 등을 비교·고려하면 피고발인의 행위는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부연했다. 

덧붙여 "피고발인 정 영사는 형사법 분야의 평균 이상의 지식을 소유한 자이기 때문에 이 사건 범죄 구성 요건과 죄책을 익히 알고 있었음은 명약관화 할 것"이라며 "검찰 당국이 철저히 조사해 의법조치 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그는 "기업의 가치평가는 과거 및 현재의 실적인 유형적인 평가·미래의 기대 수익에 따른 지표 뿐만 아니라 해당 기업에 대한 사회적 평판과 같은 무형의 가치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한편 조 소장은 "정 영사는 위챗에 '마지막 전세기 333명 무사 탑승 후 이륙 전문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펑펑 울었다', '이제 저는 여기 남은 교민 분들을 다시 챙겨드려야 한다'고 게재했지만 이는 영사로서 당연히 수행해야 하는 일상 업무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공복으로서 경찰 영사의 지위에 있는 피고발인의 철없어 보일만한 경솔한 행동은 이 사건 피해자인 조원태 회장의 명예훼손에 그치는 것이 아닌 것"이라며 "공직봉사동기(Public Service Motivation)를 가지고 전세기 운항에 기여한 대한항공 운항·객실 승무원들과 정비사 등 회사 임직원들에게 상처를 줬다"고 지적했다.

또한 "공복의 지위를 기회로 어떻게든 온라인 여론형성의 중심에 서고자 하는 행태는 애처로워 보일 지경"이라고 비난했다. 이어서 "피고발인이 그 객관적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면 영사로서 자질이 부족한 것"이라며 "불순한 의도로 행한 것이라면 형사 책임은 물론이거니와 경찰대학 제23기로 경찰 간부로서 높은 공직 윤리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며, 지휘 책임이 있는 민갑룡 경찰청장과 그에게 격려까지 한 청와대도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조 소장은 "이번 고발은 단순 퍼포먼스가 아니며, 기업인에 대한 왜곡된 풍토, 사회현상을 바로잡는 계기를 만들 것"이라며 "대한항공 소액주주단은 조원태 회장이 이 사건을 정식 처리하기를 촉구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한편 그는 "한진그룹 회장이자 대한항공 대표인 조 회장이 제대로 대응하지 않을 경우 바른기회연구소와 소액 주주단이 조 회장을 대상으로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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