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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대한항공 제공 |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중국 우한행 전세기 근무를 자원한 승무원들을 치하하며 대한항공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기억해달라는 취지의 글을 사내 온라인 게시판에 올렸다. 또한 조 회장은 정다운 현지 경찰 영사 발언에 대해 서운했지만 문제 삼지 않겠다고도 했다.
7일 대한항공 관계자에 따르면 조원태 회장은 장문의 글을 사내 온라인 게시판에 올렸다.
조 회장은 "오랜만에 소통 광장에 글을 올린다"며 "우한행 전세기에 탑승한 승무원들은 위험을 감수하고 자원했고, 본인 또한 함께하는 마음으로 동행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당초 계획은 아침 10시 출발이었고, A330 항공기에는 대략 200명 정도의 승객이 탑승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며 "당일 새벽에 갑자기 일정이 취소되고, 오후쯤에야 저녁 8시 이후 출발로 다시 결정이 됐고, 편수도 4편에서 2편으로 줄어드는 등 전세기 운항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원래 수송하려던 인원보다 많이 탑승시키는 방향으로 계획이 변경됐다"며 "이런 상황에서 내가 탑승을 함으로써 교민이 다 못타게 되지는 않을까 안타까워 고민에 빠지게 됐었다"고 심경을 밝혔다. 또한 "본인을 비롯한 전 승무원에게 내려진 지침에 따라 항공기 내에서 대기했고, 교민 탑승은 대략 5시간 소요됐다"며 "그 와중에 교민 한분이 발열로 탑승이 거절됐다는 것과 탑승이 완료된 시점에 빈좌석이 거의 없을 정도로 채웠다는 소식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귀국 이후 생활 계획에 대해서도 적었다. 그는 "당분간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기로 마음먹었다"며 "가족 보호 차원에서 집에 안 갈 마음으로 2주일 간 생활할 준비를 하고 나왔다"고 했다. 이어 "당연히 출근도 못할 것으로 예상해 따라서 컴퓨터와 기타 업무에 필요한 대비도 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논란이 됐던 정다운 우한 경찰 영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조 회장은 "(우한 영사가) 저에 대해 SNS에 올린 글을 보고 처음엔 정말 서운한 감정이 들었다"면서도 "위험을 알고도 자원해 주신 우리 승무원, 정비사, 운송직원을 위해 탑승한 기본 취지를 생각하며 부적절했던 글에 대해 그냥 웃어 넘기며 문제삼지 않겠다"고 적었다.
아울러 "우리 직원들이 위험 지역에 자원해서 간 것은 대한민국의 국적사이자 대표 항공사인 대한항공의 직원으로서 그 역할과 책임에 충실했을 뿐"이라며 "누군가 우리를 칭찬해주거나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간 것이 아닌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우한 소재 교민들은 평소 대한항공의 고객이었다"며 "그들이 위험에 처했을때 험지에 뛰어들 수 있는 유일한 도움의 손길은 대한항공이라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전세기로 돈 벌어보겠다는 생각은 없었고, 그런 고객들을 위해 전세기 운항을 승인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바쁘게 전세기 내에서 준비 중인 승무원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으려고 노력해 할 일이 거의 없었다"면서도 "방호복과 마스크를 착용해 숨쉬기도 힘들었을 승무원들을 지켜 보고만 있을수 밖에 없었지만 같이 있을 수 있어 마음은 편했다"고 부연했다.
또한 조 회장은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도 잊지 않았다. 그는 "회사가 이익만을 생각한다면 당장 모든 노선 중단해 손실을 최소화 해야겠지만 대한민국 국적 항공사로써 책임을 저버릴수가 없다"고 내비쳤다.
그는 직원들에겐 "대한항공의 책임·역할을 기억해달라"며 "현재 상황에서 우리가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오히려 그는 "국가가 필요할때 우리를 불러준 것을 영광으로 생각해야 한다"며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더해 조 회장은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국익 △국민 △우리의 고객 △직원들을 위해 최선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며 임원들과 협의해 대처하겠다"고 약속했다.
조 회장은 "전세기에 오른 모든 운항·객실·정비·운송 직원들께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드리며 여러분의 노고를 회사는 절대 잊지 않겠다"며 "어려운 상황에서 교민을 위해 애쓰신 중국 지역 대사관·영사관에도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표했다.
마지막으로 "상황이 좋아지고 원활해지면 한-중교역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가장 먼저 복항할 것을 약속한다"고 마무리지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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