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 부분의 성장이 리딩뱅크 수성의 주된 원인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지난해 4대 금융지주(신한‧KB‧우리‧하나)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가운데 신한금융그룹이 2년 연속 ‘리딩뱅크’ 자리를 수성했다. 생명보험사인 오렌지라이프(옛ING생명)와 아시아신탁 등 비은행 부문의 성장이 리딩뱅크 수성의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 신한금융그룹 본사 전경./사진제공=신한금융그룹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전년보다 4.8% 증가한 11조278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순이익이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섰던 지난 2018년(10조4850억원)보다 5.2% 늘어난 규모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3조4035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며, 2년 연속 3조원 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시장금리의 영향으로 은행부문의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했음에도 성장을 견인할 수 있었던 것은 비은행 부문의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한 점이 주효했다.

오렌지라이프, 아시아신탁 등 성공적인 인수합병(M&A) 추진을 통해 비은행 부문의 이익을 극대화했다. 신한금융의 비이자 이익은 전년 대비 33.3% 성장했다.

글로벌 수익 확대도 성장을 견인한 주요 원인이다. 글로벌 신규시장 확장을 통해 지난해 신한금융의 비은행(카드, 금융투자) 글로벌 부문이 거둬들인 이익은 전년대비 244억원에 달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글로벌 부문의 성장을 통해 그룹 차원의 경상 이익 창출 능력이 한 단계 높아졌다”며 “비은행 부분 역시 비이자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 추진으로 그롭 실적 개선의 구심적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KB금융은 3조3118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신한금융의 뒤를 바짝 뒤쫓았다. 이는 전년의 3조612억원에 비해 8.2% 증가한 규모다. 성장둔화와 예대마진 축소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에도 비이자 이익 부문의 성장이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KB증권은 지난해 5월부터 발행어음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초대형 투자은행(IB) 대열에 합류함으로써 수익기반을 확대했다. 이에 따라 KB증권은 지난해 2470억원의 순이익을 거둬들이며 전년 대비 44.2%나 성장했다. 카드부문도 전년 대비 10.4% 성장세를 보이며 KB금융의 실적견인에 한몫 했다.

하나금융은 전년 대비 7.8% 증가한 2조404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5년 12월 지주 설립 이후 최대 실적으로 임금피크 특별퇴직금과 환율 상승에 따른 비화폐성 환차손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음에도 명동사옥 매각익, 베트남 지분투자 관련 파생이익 등과 상쇄하면서 성장했다.

우리금융은 1조 9041억원을 기록했다. 지주 체제 전환에 따른 회계상의 순이익 감소분 1344억원을 포함하면 경상기준 사상 최대실적을 거뒀다. 특히 글로벌 부문의 순이익(2240억원)은 전년 대비 15.8% 성장했다. 이는 우리금융 전체 순이익의 10%를 넘어서는 규모로 그룹의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4대 금융지주의 은행부문 이자수익이 감소했음에도 견고한 성장을 견인한 것은 글로벌 비은행 부문의 성장이 두드려졌기 때문"이라며 "올해는 정부의 대출규제 등 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이 크게 작용함에 따라 이를 상쇄하기 위한 글로벌 및 디지털 부문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